기초학문과 이공계에 대한 기피가 갈수록 심각해지는 가운데 서울대 재학생이 전과(轉科) 제도를 이용, 전공을 변경하는 경우에도법대와 경영대 등 인기학과로의 편중현상이 개선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4일 서울대에 따르면 2003학년도 전과시험 결과, 의대, 치의대, 수의대, 약대,간호대를 제외한 11개 단과대에서 모두 153명의 타과생을 선발했다. 이중 법대는 51명을 합격시켰고 경영대는 15명, 사회대 경제학부는 11명을 선발해 이들 인기 단과대와 학부가 받아들인 타과생은 올해 전체 전과생의 과반수를 넘어섰다. 이에 비해 농생대의 경우 전과 희망자가 없어 올해 단 한명의 전과생도 선발하지 못했고 자연대도 생명과학전공과 수학전공에서 각각 2명과 1명의 전과생을 뽑았을 뿐 나머지 7개 전공은 아예 전과생을 선발하지 못했다. 인문대도 국문과와 서어서문과, 종교학과, 미학과 등 4개 학과가 6명의 타과생을 선발했지만 나머지 11개 학과에는 지원자가 없었고 생활과학대는 식품영양학과에서 1명의 타과생을 받는데 그쳤다. 47명의 타과생을 선발한 공대의 경우 전기공학부와 컴퓨터공학부 등 공대내 인기학부에만 30명의 타과생이 몰렸고 원자핵공학부와 재료공학부, 조선해양공학부,지구환경시스템공학부 등 4개 학부는 합격자를 내지 못했다. 서울대는 4학기 이상 등록생을 대상으로 전과를 시행하고 있으며 의대, 치의대,수의대, 약대, 간호대 등을 제외하고 모집단위별 입학정원의 20% 이내에서 전과를허용하고 있다. 농생대 관계자는 "전과제도를 통해 매년 많은 수의 재학생이 타 단과대로 적을옮기고 있지만 반대로 농생대로 전과하겠다는 희망자는 줄어 들고 있다"면서 "매년상황이 심각해지고 있지만 전적으로 학생들의 선호도에 달린 문제라 대책이 없다"고말했다. (서울=연합뉴스) 고일환기자 koma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