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청난 피해를 몰고 온 태풍 `루사'가 복구활동에 나섰던 군부대와 수해마을을 아름다운 인연으로 맺어줬다. 해병대 2835부대와 이들이 구슬땀을 흘리며 복구활동을 했던 강원도 강릉시 사천면 사기막리 마을은 18일 오전 폐교한 사기막 분교에서 뜻깊은 자매결연식을 가졌다. 지난 9일부터 사기막 폐분교에 주둔하면서 복구활동에 나섰던 해병대 2835부대. 이들은 그동안 도로제방 보수 800m, 민가 29채 토사 제거, 축사 4채 정비, 농장 및 비닐하우스 4천950㎡, 과수원 1천㎡ 보수 등 비가 오는 궂은 날씨에도 복구노력을 아끼지 않았다. `귀신잡는 해병'`무적해병'으로 위용을 날리던 해병대가 `천재(天災)를 잡는 해병'으로 거듭난 것이다. 지역주민들은 폐허가 하루하루 새롭게 변하는 복구현장을 보며 몸을 아끼지 않는 해병대원들에게 칭찬을 아끼지 않았고 입을 모아 감사의 마음을 전해 왔다. 마을 주민들은 지난 15일 어려운 여건속에서도 정성스럽게 음식을 준비, 해병대원들과 함께 하며 더욱 깊은 정을 나눴고 헤어지기 못내 아쉬워 소중한 인연을 이어가기로 했다. 부대와 마을은 앞으로 지역주민들에 대한 부대초청행사, 마을행사에 참여 등 정기적인 만남을 계속키로 했다. 해병대 2835부대 문양현중령은 "어려운 속에서도 주민들이 해병대 장병들에게 보여준 정과 사랑을 듬뿍 느껴 앞으로 소중한 인연을 계속 이어나가기로 했다"고 말했다. 사기막리 이종열이장도 "태풍으로 남은 게 없을 정도로 폐허속에서 해병대원들이 보여준 복구활동은 실의에 빠진 수해주민들에게 큰 힘과 도움이 됐다"며 고마워했다. 태풍 `루사'는 많은 인명과 재산을 앗아갔지만 그 아픈 상처의 현장속에서 해병대와 지역주민 사이에는 마음을 따뜻하게 하는 아름다움이 남게 된 것이다. (강릉=연합뉴스) 유형재기자 yoo21@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