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천만 수도권 주민의 식수원인 팔당호의 바이러스 오염도가 한탄강의 115배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18일 한강유역환경청이 건국대 이중복 교수에게 의뢰한 `경안천 유역 미량 유해물질 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3월 팔당호의 물을 그대로 사용하는 광주 정수장의 원수에서 100ℓ당 1천151마리의 바이러스가 검출됐다. 이는 연구팀이 같은 기간 한탄강의 물을 사용하는 포천의 이동 정수장 원수에서 측정한 100ℓ당 10마리와 비교해 115배가 많은 것이다. 특히 연구팀이 팔당호와 직접 연결되는 경안천 상류와 하류에서 바이러스 농도를 측정한 결과 100ℓ당 각각 2천389 마리와 2천42 마리가 검출됐다. 경안천 상.하류에서는 겨울철인 2월과 여름인 7월에도 2천마리 이상의 바이러스가 검출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팔당호의 바이러스 농도가 높게 나타나는 것은 무엇보다도 환경기초 시설이 제대로 확충되지 않은 상태에서 무분별한 개발이 자행되는 바람에 정화되지 않은 오폐수가 방류돼 팔당호로 유입되기 때문이다. 팔당호 특별대책지역 7개 시.군의 오염원 현황을 보면 지난 90년 812개에 불과했던 공장이 2000년 현재 3천817개로 5배, 음식점은 2천585개에서 9천520개로 4배,숙박업소는 228개에서 549개로 2.4배가 각각 늘어났다. 이에 따라 팔당지역의 산업폐수 발생량도 90년 하루 4만9천87㎥에서 2000년 7만1천133㎥로, 생활오수는 10만5천㎥에서 17만5천㎥로 늘었다. 반면 팔당지역의 하수처리장은 시설용량을 초과한 하수가 마구 밀려들면서 수질기준을 초과한 방류수를 그대로 내보내고 있는 실정. 남한강을 통해 팔당으로 흘러드는 양평 하수처리장은 BOD(생물학적 산소요구량)14.8㎎/ℓ로 수질기준 10㎎/ℓ를 50% 정도 초과하는 방류수를 내보내고 있다. 또 경안천을 통해 팔당으로 유입되는 용인 하수처리장도 처리용량을 초과한 하수가 유입되면서 방류수 수질기준을 지키지 못하고 있다. 이중복 교수는 "일반적으로 선진국에서는 상수원의 바이러스 농도가 100ℓ당 100마리 이상이면 상시 모니터링 수질로 지정해 관리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할때 팔당호와 경안천의 오염 정도는 심각한 수준"이라고 말했다. 이 교수는 이어 "한강을 급수원으로 사용하는 많은 정수장이 경안천과 같은 지천에 의해 오염된 물을 취수해 정수한다고 가정할때 소독의 한계가 나타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서울=연합뉴스) 정규득기자 wolf85@yna.co.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