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에서 뱀 독을 이용해 심장마비와 뇌졸중을 예방하는 연구가 실시되고 있다. 9일 BBC인터넷판에 따르면 영국 연구팀은 이 연구를 통해 뱀의 독 속에 심장병과 뇌졸중을 예방할 수 있는 어떤 성분이 함유돼 있는지를 규명할 계획이다. 뱀 독에는 심장병과 뇌졸중의 원인인 혈액응고과정을 중지시킬 수 있는 독소가 함유돼 있는 것으로 예전부터 알려져왔다. 심장병과 뇌졸중은 지방성분이 동맥을 막아 혈액 응고현상이 발생하면서 심장이나 뇌로 혈액이 공급되지 못해 발생하는 질병이다. 영국심장재단(BHF)이 후원하는 이번 연구에는 옥스퍼드, 버밍엄, 리버풀 대학이 공동 참여한다. 뱀 독에 관한 25년간 축적된 경험을 보유하고 있는 연구팀은 이번 조사에서 기존에 실험하지 않았던 뱀들을 대상으로 혈액 응고과정을 중지시킬 수 있는 새로운 독소 성분을 규명할 예정이다. BHF의 의학담당자인 찰리 조지 교수는 "심장질환자들에게 유용한 것으로 알려진뱀 독은 혈압강하제인 ACE 억제제 같은 역할을 할 수도 있다"면서 "이번 연구가 치료에 중요한 발전을 가져오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옥스퍼드대학의 스테판 왓슨 박사는 "뱀독은 심장병과 뇌졸중 치료에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으며 우리는 이번 연구로 중요한 진전이 있길 바란다"고 밝혔다. 영국에서는 심장병으로 매년 27만명 이상이 고통받고 있으며 이 가운데 46%가 위중한 상태이고, 뇌졸중 사망자도 한 해 6만명을 넘는다. 뱀 독은 효소(酵素)라 불리는 화학물질들로 구성돼 있으며, 이 독은 대체로 중추신경계를 공격하는 뉴로톡신(신경독)과 순환계를 공격하는 헤모톡신으로 나뉜다. 뉴로톡신은 코브라, 맘바, 바다뱀의 독에 있으며 방울뱀, 코퍼헤드의 독에는 헤모톡신이 있으나 이들 두종류의 독을 모두 보유한 뱀도 있는 등 다양한 뱀이 존재하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심재훈 기자 president21@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