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의 `강한' 태풍인 제5호 `라마순(RAMMASUN)'이 점차 북상하면서 우리나라 역대 태풍 기록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그동안 태풍이 우리나라에 미친 영향은 태풍 규모가 비슷하더라도 그 진행 방향에 따라 크게 다른 데다 발생 시기에 따라서도 적지 않은 차이를 보이기 때문이다. 5일 기상청에 따르면 태풍은 매년 평균 30개 가량 발생하지만, 우리나라에 간접적으로라도 영향을 미쳐 비를 뿌린 것은 1904년 이래 지난해까지 모두 301개로, 연평균 3.1개꼴이다. 지난 76년의 경우 6개의 태풍이 우리나라를 강타하기도 했지만, 89년이나 지난해의 경우 태풍의 영향을 전혀 받지 않기도 했다. 월별로는 8월이 가장 많은 112개로 연평균 1.2개이며, 다음으로 7월 86개(연평균 0.9개), 9월 77개(0.8개), 6월 17개 등의 순으로, 전체의 91% 가량이 7∼9월 사이 우리나라에 영향을 미쳤다. 아주 드물지만 6월이나 10월에 내습하는 경우도 있어, 가장 빨리 찾아온 태풍은61년 5월28∼29일의 `베티'이며, 1906년에는 10월23∼24일 영향을 미쳐 가장 늦은태풍으로 기록됐다. 이들 태풍의 진로를 보면 7월에 찾아온 태풍은 대부분 서해안을 따라 북상해 중북부지방을 통과했으며, 8월에는 7월때보다 남쪽인 군산-청주-강릉지방을 연결하는중부지방을 대각선 방향으로 지나갔다. 9월에 발생한 태풍은 주로 남해안지방을 통과했다. `라마순'은 7월 초순 우리나라를 찾아왔지만 그동안 우리나라에 가장 많은 인명피해나 재산피해를 냈던 태풍들은 7월 하순부터 9월말 사이 영향을 미쳤다. 사망.실종 178명에 부상 138명 등 인명피해 규모로는 역대 10위이지만 4천962억의 재산피해 규모 1위를 기록한 태풍 `셀마(THELMA)'는 87년 7월15∼16일 찾아왔다. 또 무려 사망.실종 1천232명에 부상 1천646명의 엄청난 피해를 내며 인명피해규모 1위를 기록한 태풍(이름 없음) 1936년 8월26∼28일, 4천563억원의 재산피해 2위에 오른 `재니스(JANIS)'는 95년 8월25∼27일 각각 내습했다. 최근에는 99년 7월23일∼8월4일 경기 북부지방을 중심으로 사망 67명에 재산피해로는 최대규모인 1조490억원의 피해가 났지만 8월3∼4일 이틀간만 영향을 미친 태풍 `올가(OLGA)'보다는 집중호우로 인한 피해가 더 컸으며, 2000년 사망 28명에 2천521억원의 피해가 발생한 `프라피룬(PRAPIROON)'도 8월28일∼9월1일 영향을 미쳤다. (서울=연합뉴스) 김인철 기자 aupfe@yonhap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