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용호 게이트' 관련 의혹을 수사중인 대검 중수부(김종빈 검사장)는 9일 수사기밀 누설 의혹과 관련, 이수동 전 아태재단 상임이사로부터 작년 대검 중수부 수사당시 자신에게 수차례 전화한 사람이 김대웅 광주고검장(당시 서울지검장)이라는 진술을 확보했다고 밝혔다. 검찰은 이같은 진술 내용을 이날 오후 김 고검장에게 통보했으며 10일중 이씨를 재소환, 수사기밀 누설 경위 등에 대한 보강조사를 벌인 뒤 김 고검장을 곧 소환, 조사할 방침이다. 검찰은 이날 밤 석동현 대검 공보관을 통해 이같은 수사상황을 발표했다. 김 고검장은 이와 관련, "당시 대검 중수부 수사 상황에 대해 제대로 파악할 수 있는 위치에 있지도 않았고 수사기밀이나 내용을 이씨에게 누설한 기억조차 없다"고 관련 사실을 부인하며 "평소 아는 사람에게 전화한 것이 무슨 잘못을 한 것도 아니고 따라서 사표 제출 등 거취 문제는 생각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검찰이 확보한 이수동씨 진술에 따르면 김 고검장은 이씨가 미국행 비행기를 예약한 작년 11월6일 무렵 이씨에게 전화를 걸어 "대검에서 도승희에 대해 곧 조사를 시작할 것 같은데 도승희를 조사하게 되면 혹시 형님에게 걱정스런 부분은 없느냐"고 물었다. 이씨는 이에 대해 "걱정해 줘서 고마운데 별 걱정할 일은 없다"고 대답했다고 진술했다. 이씨는 "김 고검장의 전화를 받고 작년 11월9일 미국으로 출국한 것은 사실"이라며 "그러나 도주하려고 했던 것은 아니며 도주할 생각도 없었다"고 말했다. 이씨는 출국 이유에 대해 "내가 미국 영주권 소지자여서 영주권 유지를 위해서는 2002년 2월말 이내에 적어도 한번은 미국에 입국해야 되는데 혹시 구속이 되거나수사가 장기화될 경우 영주권을 상실할 것을 우려돼 미리 갔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씨는 또 "김 고검장과의 인간적 정리 때문에 그동안 해당 간부가 누구인지 함구했지만 더 이상 감추는 것이 현 정부에도 누가 되는 것 같아 진실을 밝히기로 결심했다"고 설명했다고 검찰은 전했다. 이씨는 "본인이 받은 이용호씨 돈은 수표이기 때문에 추적될 것이 뻔하고 아태재단의 이사 신분으로서 본인이 돈을 받은 것이 드러나면 현 정권에 엄청난 부담을줄 것이 뻔한데 어떻게 도망을 갈 수 있겠느냐"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권혁창 기자 faith@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