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 최악의 황사가 21일 전국을 휩쓸었다. 황사로 인해 서울의 하늘은 완전히 황톳빛 모래먼지를 뒤집어쓴 모습이었다. 미세먼지 농도가 연간 환경기준의 최고 30배 수준으로 치솟을 정도였다. 서울시 교육청은 이날 "황사로부터 학생들의 건강을 보호하기 위해 시내 모든 공·사립 유치원과 초등학교에 22일 휴교하라고 지시했다"고 발표했다. 황사로 인해 학교가 휴업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대기 중에 엄청난 양의 미세먼지가 포함돼 눈이나 호흡기 질환 발생 가능성이 극히 높아졌다는 판단에서다. 이날 황사는 올들어 가장 강력했다. 환경부는 전국적으로 3번째 찾아온 이번 황사로 서울 용산구 한남동의 시간당 미세먼지 최고 농도가 오후 2시 2천46㎍/㎥를 기록, 연평균 환경기준인 70㎍/㎥의 무려 30배에 육박했다고 밝혔다. 서초구 반포동의 시간당 미세먼지 최고 농도가 1천7백94㎍/㎥를 기록하는 등 서울 대부분 지역이 1천㎍/㎥를 훌쩍 넘어섰다. 기상청 관계자는 "이번 황사는 규모가 크고 강도도 센 점으로 미루어 2∼3일 가량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며 "황사 발원지에서 고온 건조한 상태가 계속되고 있기 때문에 올 봄에는 황사가 더욱 자주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하늘을 누렇게 덮어버린 황사로 서울지역의 가시거리는 1.2㎞에 불과했다. 평소 가시거리는 10∼20㎞다. 철원과 전주 1.5㎞, 서산 2㎞, 인천.춘천은 3㎞의 가시거리를 기록했다. 이로 인해 전국 주요 병원의 호흡기내과 이비인후과 등에는 호흡 불편과 알레르기성 가려움증을 호소하는 환자들이 평소보다 크게 늘었다. 가톨릭대 강남성모병원 호흡기내과에는 평소보다 20명 이상 많은 85명의 환자가 찾아왔다. 이날 아침 출근길부터 입에 마스크를 한 시민들이 곳곳에서 목격됐다. 서울 구로동으로 출근하는 신직수씨(30)는 "20일 저녁부터 바람이 심하게 불기 시작해 마스크를 준비했다"며 "마스크를 벗으면 숨쉬기도 힘들 정도"라고 말했다. 정종호.오상헌 기자 rumb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