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일간지의 만평 집필자가 극히 이례적으로 경쟁지의 만평 집필자를 강하게 비판하는 글을 인터넷신문에 기고해 주목을 끌고 있다. 대한매일의 '대한매일만평' 집필자인 백무현 화백(전국시사만화작가회의 회장)은 13일 오후 인터넷신문 오마이뉴스에 중앙일보 '김상택 만화세상'의 김상택 화백에게 보내는 공개편지를 띄웠다. 논란의 불씨가 된 것은 김근태 상임고문의 민주당 경선후보 사퇴를 풍자한 '진짜 사퇴한 까닭?' 이란 제목의 13일자 만평. 김화백은 "상업고 출신 노무현 후보가 1등을 했는데 경기고 출신이 꼴찌를 한 것은 학교망신"이라는 동문들의 질책에 떼밀려 김후보가 사퇴했을 것이라고 비꼬았다. 백화백은 공개편지를 통해 "면식도 없는 후배격 화백이 공개적으로 편지를 올린데 대해 너그러운 마음으로 이해해 달라"고 말문을 연 뒤 "이날 만평은 자신의 정치적 죽음도 마다하지 않고 고해성사한 김근태의 처절한 양심선언을 무시해버리고 한낱 고교 출신의 대결로 폄하해버리는 폭거를 저질렀다"고 주장했다. 백화백의 글이 공개되자 오마이뉴스 독자 게시판에는 14일 오전까지 300여건의 독자의견이 쇄도하는 등 뜨거운 반향이 일고 있다. 김화백 만평이 학벌지상주의를 조장하고 있다는 비판과 백화백의 지적에 공감한다는 의견이 주류를 이루었으나 "만평은 만평으로만 봐야 한다"는 반박도 눈에 띄었다. 중앙일보 인터넷 사이트의 독자토론 코너에도 김화백의 사과를 요구하는 독자편지가 쏟아졌으며 김근태 고문 진영에서도 유감의 뜻을 표시했다. (서울=연합뉴스) 이희용기자 heeyon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