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로 사는 여성들" 하이트맥주 오비(OB)맥주 진로 등 주류업계에 근무하는 여성들을 자신들을 그렇게 표현한다. 남성천지인 주류업계에서 실력을 인정받기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하지만 이인용 임한나씨(하이트),홍윤주 이현수씨(OB맥주),윤미영씨(진로)는 상식을 거부한다. 하이트맥주 강원공장 품질관리과에 근무하는 이인용씨(27세)는 관능검사 전문가다. 맥주를 만드는 과정에서 맥아 맥즙 발효주 저장주 효모 등을 검사하는 일을 한다. 맥주맛이 제대로 돼가는 지를 체크하는 것. "일에 큰 보람을 느껴요. 맥주의 고향인 유럽에서 외국인들이 자랑스럽게 우리맥주를 마시는 것을 보는 게 소원"이라고 말한다. 서서울지점의 마케팅레이디(M/L)인 임한나씨(34세)는 소매점을 관리하는 일을 맡고 있는 맹렬여성.서울 은평구의 소매점 4백여곳이 그녀의 일터다. 하루 15곳 이상을 다녀야 할 정도로 버거운 일이지만 "아줌마"의 기질을 유감없이 발휘,뛰어난 실적을 자랑한다. OB맥주의 최고참 여직원인 이현수 대리는 18년동안 OB맥주에 근무하면서 여성인력 증가에 공헌한 인물이다. 술마시는 여성이 급증하면서 여성소비자들의 기호를 체크하는 업무를 담당한다. 홍윤주 대리는 거래처인 패밀리 레스토랑을 관리한다. 여군 하사관 출신답게 공격적이다. 피자헛 베니건스 등 주요 프랜차이즈 업주와 끈끈한 유대관계를 유지하면서 쌓은 신뢰와 실적은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진로의 윤미영 주임은 "여자분이 술영업을 다 해요"라는 말을 들을 정도로 뚝심이 좋은 영업우먼이다. 여성특유의 섬세함과 바이어를 구워 삶는 열의가 그녀의 트레이드 마크.사진찍는 것이 취미인 그녀는 동호회 멤버중 한 남자에게 찍혀(?)조만간 시집간단다. 고기완 기자 dada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