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에겐 기술력이 최고의 자산입니다" 전경련 국제산업협력재단이 주관한 산업협력대상 시상식에서 최근 산업포장을 받은 김성수 서오기전 사장(51)은 "회사가 어려울 때마다 차별화된 기술력 만큼 큰 도움을 준 것은 없었다"고 회고했다. 김 사장이 원자력발전설비와 중전기부품 회사인 서오기전을 설립한 것은 지난 89년.현대전자에 몸담고 있을 때 기술을 지도해줬던 회사로부터 서울 원효로에 있는 7평짜리 가게를 빌려 출발했다. "우리의 낙후된 기술이 안타까워 사업에 도전해 보기로 결심했습니다" 그는 초지일관 기술개발에 매달렸다. 주거래사인 현대중공업이 무이자로 자금을 지원해줄 정도로 탄탄한 기술력을 확보했다. "품질에 별 문제가 없는데도 추가로 개발비를 투입하자 직원들이 불평을 털어놓기도 했지요" 그는 "이익을 몇푼 더 남기기 위해 제품을 만들고 싶지는 않았다"며 "외국 제품을 능가하는 것을 만들겠다는 생각뿐이었다"고 밝혔다. 김 사장은 주로 대기업에서 개발하다 실패한 아이템에 도전했다. 생산공장이 없는 핸디캡을 극복하고 대기업과 거래를 트기 위한 전략이었다. 그는 사업에 뛰어든 후 하루 4시간 이상을 자본 적이 없다. 명절연휴에도 회사를 나갔다. 그의 노력은 결실을 맺었다. 수입해다 쓰던 원자력발전설비와 중전기 부품 1백40여가지를 국산화하는 개가를 올렸다. 김 사장은 첫 사업이 안정 궤도에 들어서자 지난해 8월 서오텔레콤을 설립,첨단 통신분야에 도전했다. 박정희 전 대통령 아들 지만씨와 공동으로 지분을 출자했다. 한 장의 카드에 1백50가지의 카드기능을 내장한 화상데이터칩카드,허위·부당청구를 원천봉쇄할수 있는 의료보험종합관리시스템,벤츠에 탑재될 자동차트렁크 안전제어장치,비상호출기능이 장착된 휴대폰 등 40여가지의 신기술을 개발했다. 노키아 벤츠 등으로부터 이들 기술을 수출해 달라는 요청을 받고 있다는게 김 사장의 설명이다. 그는 87년 한양대 전자공학과를 졸업하고 삼성전자와 현대전자에서 기술부장을 지낸 엔지니어 출신이다. "경영은 누구나 할 수 있지만 유능한 엔지니어는 아무나 될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김 사장은 "앞으로 품질 플러스 마케팅 전략으로 또 한번 도약하겠다"고 강조했다. 최규술 기자 kyusu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