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내매점에 납품된 김밥을 사먹은 의사와 직원들이 집단 설사증세를 보이고 이 가운데 3명이 세균성 이질로 판명되면서 서울 신촌세브란스병원에 비상에 걸렸다. 이는 질병을 치료하는 대학병원에서 전염성이 강한 법정 전염병이 발병한 것 자체가 처음인데다 입원환자들에게 전파될 가능성마저 배제할 수 없어 그동안 쌓아온 병원 이미지가 실추될지 모른다는 우려 때문이다. 세브란스병원측은 이에 따라 8일 오전 긴급 기자회견을 자청, 이번 사건의 발생경위를 설명하고 앞으로의 수습대책을 내놓는 등 분주한 모습이다. 병원측이 직원들의 집단설사발병 사실을 처음 파악한 것은 지난 3일이었다. 직원전용 진료실에서 치료를 받은 직원들이 동시에 설사증세를 보여 자체 설문조사를 벌인 결과 구매매점에서 도시락과 김밥을 사먹은 것으로 확인됐다. 이후 지난 4일부터 외부 음식물 반입을 일체 금지했다고 병원측은 설명했다. 병원측은 이어 지난 6일 설사증세를 보인 직원들 가운데 3명이 세균성 이질 양성으로 확진돼 곧바로 관할 보건소에 보고하는 한편, 유사증세를 보이는 직원들을 격리 조치, 입원한 일반환자와의 접촉을 차단했다고 말했다. 이 과정에서 응급실이나 수술실, 마취실에 근무하는 직원들을 통해 세균성 이질이 입원환자에게 전파됐을 우려가 제기돼 이 환자들을 대상으로 신속히 역학조사를실시했으나 다행히 유사증세를 보이지 않았다고 병원측은 덧붙였다. 병원측은 이날 오전 9시 현재 59명의 직원과 직원가족이 설사증세를 보이고 있으며, 이 가운데 증세가 심한 의사 1명을 비롯해 간호사 7명, 일반직 직원 7명 등 모두 18명이 격리치료를 받고 있다고 말했다. 병원측은 외부 음식물의 원내 반입을 계속해 금지한다는 방침을 재확인하는 한편 병원 화장실 등에 대한 대대적인 소독작업을 벌이기로 했다. 병원측은 또 환자가족 등에 대해서도 반드시 끓인 물을 마시도록 교육하는 한편, 특히 수술실이나 중환자실에서 근무하는 직원에 대해서는 자체적으로 만든 도시락을제공하는 등 세균성 이질 확산을 방지하기 위해 노력중이라고 강조했다. (서울=연합뉴스) 서한기기자 sh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