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사협력은 21세기 기업과 국가경쟁력의 핵심" 유용태 노동부 장관은 지난달 28일 17개 노사협력 우수기업의 노조위원장과 가진 21세기 노동운동 방향에 대한 토론회에서 이같이 강조했다. 배일도 서울지하철공사 노조위원장은 "노조는 대립과 투쟁보다는 타협과 협력을 바탕으로 기업 경쟁력을 높여야 하고 이러한 노조가 근로자로부터 지지를 받는 분위기가 조성돼야 한다"고 화답했다. 노사간 극한 대립과 투쟁을 넘어 협력으로 무한경쟁의 파고를 넘어야 한다는데 뜻을 같이 한 대화였다. 이어 임동진 현대건설 노조위원장은 "외국에 한국의 노사관계가 대립적으로만 비춰지고 있다"며 "모범적인 노사협력 기업을 해외에 적극적으로 알려 달라"고 유용태 장관에게 요구했다. 유 장관은 "노사협력 모범사례집 영문판을 많이 찍어 대사관과 해외공관을 통해 배포하겠다"고 답했다. 이날 임동진 위원장이 국내 노동활동에 대한 해외시각 개선에 노력해 달라고 요청한 데에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 지난 5월 스위스 국제경영개발원(IMD)은 OECD 국가와 세계경제에 영향력이 큰 개발도상국 등 49개국에 대한 국가경쟁력을 발표했다. 한국은 종합적인 국가경쟁력에서는 28위였으나 노동부문에서는 46위에 그쳤다. 47개국을 대상으로 조사했던 지난해 44위였던 순위가 오히려 떨어진 것이다. 해외에서는 한국의 노사관계를 극한 대립상태로 보고 있음을 의미한다. 이는 수치로도 확인된다. 지난 99년 노동쟁의에 따른 노동손실일수는 한국이 1백36만6천일이었고 이에 따른 쟁의행위로 인한 근로자 1천명당 노동손실일수는 1백9일에 달했다. 반면 영국은 10일, 미국은 15.5일에 불과했다. 우리나라 근로자들이 영국의 11배, 미국의 7배에 달하는 시간을 노동쟁의로 날려 버린 셈이다. 국내에서 활동하는 외국 기업인들도 한국의 노사관계에 대해 우려의 눈을 갖고 있기는 마찬가지다. 지난 7월 전경련이 75개 주한외국기업을 대상으로 조사해 발표한 '국내 투자환경에 대한 인식 보고서'에 따르면 노사문제가 외환위기 전과 바뀐게 없다는 응답이 46%,오히려 악화됐다는 답변이 28%였다. 국내에 있는 외국기업의 74%가 국내 노사관계를 좋지 않게 보고 있는 것이다. 이에따라 해외자본이 국내기업에 투자할 때는 반드시 노사관계를 먼저 파악하고 있다. 극심한 노사분규를 겪은 후 노사협력 우수기업으로 변신한 한국전기초자를 99년말 일본의 아사히글라스가 인수작업에 나서면서 가장 먼저 진단한 것이 노사관계였다. 노사협력을 이루지 못한 기업은 외자유치는 물론 세계시장에서의 경쟁력도 기대할 수 없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이처럼 노사협력의 중요성이 강조되는 상황에서 제2회 '노사한마음 대축제'가 6일 오후 4시30분부터 KBS홀에서 열린다. 이번 행사는 특히 종래의 신노사문화 대상 시상식을 국민 축제의 장으로 격을 높여 개최한다는데 큰 뜻이 있다. 노사 협력이 그만큼 중요하며 따라서 모든 국민이 관심을 갖게 하는 계기로 승화시키겠다는 취지라고 할 수 있다. 이 대축제에서는 수상 기업의 노사협력 구축 과정이 상세히 소개될 예정이어서 다른 기업들이 노사협력 노하우를 배울 수 있는 좋은 기회로 평가된다. 올해 영예의 신노사문화 대상 대통령상은 한국후지제록스(대기업 부문)와 경창산업(중소기업 부문)에 돌아갔다. 특히 한국후지제록스는 외국계 기업으로서 모범적 노사협력의 틀을 보인게 높이 평가됐다. 이와 함께 신노사문화를 확산시키는데 공이 컸던 김용주 행남자기 대표 등 8명이 신노사문화 대상 공로상을 수상한다. 김도경.이정호 기자 infofe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