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학년도 수능 가채점 결과 점수하락폭이 극심한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안희수 출제위원장(서울대 지구과학교육과 교수)은 9일 "난이도 조절이 좀 잘못된 것 같다"고 인정했다. 그는 그러나 "수능의 목적이 수험생들의 성적별 서열화라는 점에서 이번 수능시험은 변별력 확보에는 어느 정도 성공했다고 본다"고 말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이번 시험이 예상보다 너무 어렵게 출제돼 수험생들의 혼란이 큰데. "어차피 전체 수험생들 중에서 차지하는 위치가 중요한 것이기 때문에 어려웠다고 불안감을 느낄 필요는 없다. 모두가 어렵게 느끼고 성적이 떨어진 것이기 때문에 수험생 서열화라는 시험의 원래 목적은 오히려 제대로 달성한 셈이다. 즉 변별력 확보에는 성공했다고 자신한다" -그래도 당초 예상보다 너무 어려웠다고 하는데 "전체문제 중 대부분을 중간 수준의 문제로 유지하려는 기조에는 변함이 없었다. 다만 변별력 확보를 위해 각 영역별로 상위권 수준 학생들 조차도 큰 어려움을 느낄 최고 난이도의 문제를 1~2개씩 포함시켰기 때문에 학생들로서는 체감난이도가 더 높았을 수 있다" -난이도 널뛰기에 대한 근본적인 해결책은 뭐라고 생각하나. "어차피 난이도는 여러 변수가 작용하기 때문에 맞히기는 사실상 불가능하다. 따라서 모든 원점수를 아예 발표하지 않고 학생들의 점수분포에 따른 상대평가 점수개념인 표준점수만 발표하는 것이 난이도 시비를 불식시키는데 도움이 될 것이다" -이번 난이도 실패는 "이해찬 1세대"의 심각한 학력저하를 전혀 감안하지 않았기 때문이라는 지적이 있는데. "수험생의 학력수준은 대학 진학 이후의 수학능력과 직접적으로 연결되는 것이며 국제경쟁력이라는 큰 맥락에서 봐야 한다. 이번 학년의 수준이 떨어졌다고 그에 맞춰 시험문제를 무작정 쉽게 출제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본다" 고기완 기자 dada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