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반기 최악의 취업난이 우려되고 있는 가운데 21일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 전시장에서는 노동부와 경제 5단체,주한미국상공회의소 등이 함께 참여하는 대규모 채용박람회가 열렸다. 이날 박람회장에는 최근의 취업난을 반영하듯 문을 열기도 전에 300여명의 구직자들이 대기하는 등 하루종일 2만5천여명이 몰려 취업 정보를 구하거나 원서를 내고즉석 면접에 참여하는 등 분주한 모습이었다. 특히 대기업과 외국계 업체, 정보통신(IT) 업체 창구 앞에는 수백명의 응시자들이 줄을 서거나 땅바닥에 엎드려 이력서나 원서를 쓰는 등 진풍경이 펼쳐진 반면 제조업 분야 중소기업 창구는 한산해 일부 업체는 전화번호만 남겨놓고 철수하는 등대조를 이뤘다. 외대 경제학과 졸업을 앞둔 한 남학생은 "외국계 기업들이 대부분 경력직 위주로 사람을 뽑아 국내 대기업에 원서를 내고 싶은데 경쟁이 심해 잘 될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또한 고등학교를 졸업한 안봉율(21)씨는 "무슨 일이라도 하고 싶은 심정에 고졸자를 뽑는 중소기업에 원서를 접수하려고 왔다"며 "우선 채용 정보 등을 알아본뒤내일 다시 와 원서를 낼 예정"이라고 밝혔다. 국민대 국제통상 4학년생인 한 여학생은 "요즘은 기업체에서 학교에 원서를 나눠주는 일이 거의 없고 취업정보과를 가봐도 정보가 없어 이 곳에 오게됐다"며 "중소기업들은 채용 조건이 열악한 것 같아 일단 취업 정보나 구해볼 작정"이라고 말했다. 22일까지 이틀간 열리는 이번 박람회에는 LG그룹, SK그룹,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 등 대기업 7곳을 비롯해 암웨이, 애플 컴퓨터, 한국 P&G, AT&T 등 30개외국계 업체, 동양엘리베이터 등 우수 중소기업 218개 등 모두 255개 업체가 참여해2천130명을 뽑는다. 행사장에서는 이력서와 자기소개서 작성, 모의 면접 등을 진행하는 `성취프로그램관'과 해외 취업 정보를 제공하는 `해외취업관' 등이 운영됐으며, 22일에는 주한미국상공회의소가 주최하는 외국회사 취업 공략을 위한 세미나도 마련된다. 이날 외국계 업체들은 박람회장에서 기념품을 나눠주며 대형 모니터로 회사 선전 광고를 내보내거나 대표 상품 등을 전시하는 등 채용 보다는 회사 선전에 열을올리기도 했다. 전진희(田鎭熙) 서울지방노동청장은 "하반기에 취업난이 심할 것으로 예상돼 민.관, 국내외 경제 주체가 모두 참여하는 대규모 박람회를 열게 됐다"고 설명했다. 한편 박람회장에는 이한동(李漢東)국무총리와 유용태(劉容泰)노동장관, 민주당한광옥(韓光玉) 대표 등이 찾아와 구직자와 구인업체 관계자들을 격려했다. (서울=연합뉴스) 이성한.고일환기자 ofcours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