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시민들은 이 지역 출신인 G&G그룹 회장 이용호(43)씨와 여운환(47)씨의 이름이 연일 지면을 장식하자 이들의 '커넥션'이 어디까지 미칠 것인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특히 20일 열린 국회 법사위의 국정감사에서 광주지검의 이용호 비호의혹과 지난 92년 여운환씨 구속 당시 정.관계 인사들의 구명설 등이 제기되면서 지역출신 인사들의 연루 가능성에 대한 갖가지 설들이 난무하고 있다. 이 지역에서는 아이디어 하나로 무일푼에서 거부(巨富)로 변신한 '성공신화'로꼽혀 오던 이용호씨는 전남 영광 출신으로 광주상고 졸업이 최종 학력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씨가 40대의 나이에 진도 앞바다 '보물선' 인양작업에 따른 주가폭등과 끊임없는 기업 인수.합병 등으로 1천억원대의 재산가로 급성장할 때는 벤처시대에 걸맞는 지역의 인재로 취급되기도 했다. 그러나 이씨를 아는 주변사람들은 상고를 졸업하고 버스회사 경리로 일한 적이있는 이씨가 사업을 키워가면서 거액의 부도를 내는 등 위험스런 행보를 보이자 언젠가는 큰 일을 낼지도 모른다고 마음을 졸였다고도 한다. 지난 4일 대검이 기업 구조조정자금 450여억원을 횡령하고 154억원의 시세차익을 얻게 해준 혐의(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위반)등으로 이씨를 구속하면서 '맨주먹 성공신화'의 허상이 깨지고 주변사람들의 우려가 적중했다. '국제PJ파'의 배후로 알려진 여씨는 이씨와 광주상고 선후배 사이로 형제처럼 절친한 사이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여씨는 지난 92년 범죄단체조직 등의 혐의로 구속되면서 전국적인 인물로 알려지기 시작했고 당시 광주지검의 수사과정에서 검찰 간부와 정.관계 유력인사 등의 구명설이 나돌 정도로 폭넓은 교류를 과시했다. 이 때문에 '이용호 게이트'와 관련해서도 여씨가 유력인사들과의 친분을 통해서울지검에 압력을 행사하지 않았느냐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고 이날 법사위의 광주지검 국감에서도 핵심쟁점이 됐다. 요즘 광주시민들은 이들과 친분을 쌓은 검찰이나 정계인사가 누구이며 이들 인사가 과연 이씨와 여씨 등의 구명운동에 실제로 관여했는지 몹씨 궁금해 하고 있다. 그러나 뜻 있는 인사들은 '이용호 게이트'가 자신의 직분에 충실한 다수 호남인들의 족쇄로 작용하지 않을까 걱정하고 있다. 지역의 명예를 흐린 몇 마리 '미꾸라지' 때문에 실력있고 유능한 지역인재들이 도매금으로 매도돼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무엇보다 최근 고위공직에 진출한 지역출신들이 반사적 불이익을 받게 되지 않을까 걱정하는 시민들이 늘고 있다. (광주=연합뉴스) 김재선기자 kjsu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