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더위를 잊은 4시간이었다. 흥겨운 콘서트와 재미있는 영화,온가족이 함께 한 레크리에이션으로 남산의 한여름 밤은 즐거움으로 가득 찼다. 한국경제신문과 국립극장이 공동 주최하고 하이트맥주가 후원한 2001 '열대야 페스티벌'이 3일 오후 7시30분 서울 남산 국립극장 문화광장에서 5천여명이 운집한 가운데 개막됐다. 1부 공연 및 가족 레크리에이션,2부 영화 '별주부 해로'시사회 순으로 진행된 이날 페스티벌에는 일찍부터 모여든 관람객들로 발디딜 틈조차 없었다. 첫 순서인 MBC라디오 '별이 빛나는 밤에'공개방송에는 발라드가수 조규찬 최재훈과 5인조그룹 여행스케치,크라잉 넛 등이 관객들을 사로잡았다. 김덕호 감독의 애니메이션 '별주부해로'도 어린이를 동반한 가족관람객들로부터 갈채를 받았다. ○…발라드가수 조규찬이 팝송 '무디스 무드 포 러브'로 흥을 돋우자 객석에선 환호성이 터졌다. 그는 이어 자신의 히트곡 '믿어지지 않는 얘기''눈물''베이비 베이비' 등으로 열기를 고조시켰다. 특히 '베이비 베이비'를 부른 뒤 스스로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다시 한번 노래하자 팬들은 환호성을 질렀다. ○…최재훈이 발라드곡 '편지'의 도입부 '내 영혼이 내 몸을 벗고 자유롭게 될 거야∼'를 감미롭게 노래하자 그의 팬클럽 멤버들은 폭죽을 터뜨리고 풍선을 흔들며 열광했다. ○…문화광장 한켠에 마련된 '얼음길'은 어린이들로부터 큰 인기를 끌었다. 맨발로 얼음 위에 올라가 걷거나 엉금엉금 기면서 한여름 밤의 '냉기'를 즐겼다. 어른들도 어린이들과 함께 얼음길을 걸으며 동심에 젖기도 했다. ○…한국여행을 왔다가 축제에 참가했다는 한 프랑스인은 "한국에 이런 축제가 있는 줄은 정말 몰랐다"며 놀라움을 표시했다. 그는 남산길을 걷다가 노랫소리를 듣고 페스티벌에 참가하는 행운을 누리게 됐다며 즐거워했다. ○…국립극장 주변 오솔길에는 특수제작된 눈이 내려 '눈 내리는 여름밤'을 연출했다. 가족단위의 관람객들은 눈을 맞으며 좋아했고 연인들은 도로와 나뭇가지위 눈을 배경으로 기념 촬영을 하는 모습도 보였다. 오는 8일까지(4일제외) 매일 오후 7시30분에 열리는 열대야페스티벌에는 누구나 무료로 참가할 수 있다. 유재혁 기자 yooj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