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황 요한 바오로 2세는 최근 "사도좌 정기방문"의 일환으로 로마 교황청을 방문했던 한국 주교단을 접견하면서 한국에 대한 지대한 관심을 표명했다.

요한 바오로 2세는 지난 24일 김수환 추기경 등 한국 주교단의 예방을 받으면서 "한국은 자주 나의 기도 속에 있다"고 밝히고,한반도 분단과 북한 문제를 주된 화제로 삼아말씀했다고 천주교 주교회의 사무총장 김종수 신부가 전했다.

특히 요한 바오로 2세는 북한 문제와 관련해 "영적,물적으로 북한을 도와 주는것이 화해의 길로 한 걸음씩 나아가는 길"이라며 "앞으로도 계속해서 양쪽 국민들이 화해를 위해 노력해 달라"고 당부했다.

주교회의 의장인 박정일 주교는 "교황이 북한을 방문해 주시면 통일을 앞당기고 남북한이민족화해를 이루는 데 많은 도움이 될 것"이라며 교황의 북한 방문을 정식으로 요청한 뒤지난해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교황의 방북을 초청하겠다"는 말을 했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교황은 "그런 일이 있었느냐"며 관심을 보인 뒤 "북한에도 신부가 있느냐"고 물었고,박 주교가 "북한에는 신부가 없고 신도는 3천여명 있다"고 말하자 다소 의아해했다고 김 신부는 전했다.

한편 김 추기경은 "제가 내년에 80세가 돼 교황선출권을 가질 수 없는 만큼 내년에는 우리도 교황선출권을 갖는 추기경이 한 명 나올 수 있었으면 좋겠다"며 넌지시 한국인 추기경의 추가 임명 문제를 꺼냈으나 교황은 민감한 사안임을 감안한 듯 특별한 언급을 하지 않았다.

최규술 기자 kyusu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