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작스런 정리해고나 권고사직을 당해 직장을 잃었지만 고용촉진지원제도를 활용해 재취업에 성공한 "의지의 한국인"들이 곳곳에 있다.

대구시 서구 내당동 에덴어린이집에 근무하는 한점희(45)씨는 지난 10여년간 영세업체의 경리로 일하면서 수없이 눈물을 지었던 일이 악몽만 같다.

여성 가장으로서 쥐꼬리만한 임금으로 두자녀를 키우면서 살림을 꾸려가기가 너무 벅찼다.

그러나 요즘처럼 새로운 삶에 대한 보람과 희망으로 가득찬 나날을 보낼때면 꿈이 아닌가 의심이 갈 정도다.

한씨는 "여성가장고용촉진장려금 지원을 받아 지난해 어린이집에 취직하면서 삶이 달라졌다"고 말했다.

주변에서 어린이집을 맡아달라는 주문이 몰려들고 있을 정도다.

한씨는 오전 8시에 출근한뒤 오후 8시나 돼야 퇴근해야 하고 하루 4시간씩 등·하교 차량까지 운전해야 하지만 미소를 잃는 법이 없다.

그녀는 "어려울 때 아이들을 맡길 곳이 없어 눈물을 흘린 적이 한두번이 아니었다"며 "가난한 집 아이들을 맡아 내 자식처럼 키우는 일에 평생을 바치고 싶다"고 말했다.

타워크레인 기사인 이명호(28)씨는 지난해 5월 채용장려금제도 덕분에 새직장을 갖게 됐다.

그는 99년말 건설경기 위축으로 다니던 회사를 그만둔뒤 7개월을 실업자로 지냈다.

''백수''로 지내는 기간에 실업자지원 프로그램을 찾아 나선 결과 일자리를 얻었다.

요즘엔 퇴근후 방송통신대학에서 정보통계학을 배우면서 더 나은 미래를 설계중이다.

이씨는 "눈높이를 조금만 낮추면 일자리가 손에 잡힌다"고 충고했다.

설계업체인 신생기술의 양병철(44)전기설계부장은 지난 99년 겪었던 실직의 아픔을 채용장려금 덕택에 치유할 수 있었다.

5개월간의 실직기간에 자영업을 하려했지만 목돈이 없어 포기할때는 억장이 무너졌다.

하지만 채용장려금 지원을 받아 전기설계 전문가로 입사해 회사에서 능력을 인정받게 되면서 안정을 되찾았다.

대구=신경원·홍성원 기자 shink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