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빛은행 불법대출 사건을 수사중인 서울지검 조사부는 4일 이번 사건을 전 관악지점장 신창섭(48.구속)씨의 주도하에 신씨가 고위인사와의 친분을 과시하는 아크월드 대표 박혜룡(47.구속)씨와 공모해 벌인 대출사기극으로 잠정결론 짓고 이번 주 안에 수사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검찰은 아크월드에 대출된 2백5억원 가운데 실제 아크월드의 장부에 기록된 액수는 1백54억원이며 나머지 51억원은 신씨가 2백여개의 대출관련 통장을 직접 관리하며 대출요청이 있을 때마다 지원해온 사실을 밝혀내고 51억원의 행방을 찾는 데 주력하고 있다.

검찰은 신씨가 A사 명의로 미국에 송금한 1백70만달러가 애니메이션 업체인 D사로 전달된 사실을 확인했으나 이 돈의 성격이 당초 신씨의 주장대로 합작투자비인 지,아니면 신씨 자신이 직접 투자한 것인 지에 대한 사실규명은 안됐다고 전했다.

검찰은 또 이날 한빛은행으로부터 신씨와 함께 불법대출을 적극 공모해 구속된 전 관악지점당 기업고객팀 김영민(36) 대리가 수십억원대의 금융자산을 소유하고 있다는 제보를 받고 이 돈의 출처를 캐고 있다.

검찰은 최근 신씨가 "이수길 부행장의 대출압력 전화가 없었다면 불법대출을 해주지 않았을 것"이라고 거듭 주장함에 따라 사실확인이 안돼 일단 신씨의 일방적인 주장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이 부행장이 신씨 및 박지원 장관과 전화통화를 한 사실이 확인됐고 지방에서 근무했던 신씨가 이 부행장의 도움으로 관악지점장으로 발탁된 것으로 알려져 검찰의 수사방향과는 달리 의혹이 증폭되고 있다.

정대인 기자 bigm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