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잡하고 급속한 변화의 시대에 살아가는 한국인은 일상생활에서 83.3%가 스트레스를 느끼며 살고 있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 지난 98년 실시한 국민건강조사에서 나타난 결과다.

한 의학보고서는 성인병의 70%가 스트레스로 인한 것으로 보고하고 있다.

그만큼 제어되지 않는 스트레스의 심각성은 높다.

40대 남자 사망률 세계 1위라는 불명예도 이런 스트레스와 무관치 않다.

< 도움말 : 김이영 성균관대 삼성서울병원 정신과 교수 >

◆스트레스와 질병의 관계=상습적인 스트레스를 받으면 뇌세포가 위축되고 이에 대응하기 위해 특정 호르몬의 분비량이 늘어난다.

이 호르몬을 스트레스 호르몬이라고 하며 아드레날린 도파민 코르티솔 등이 대표적이다.

아드레날린은 공연히 혈압을 상승시키고 심장박동을 빠르게 한다.

혈액속 당분의 수치를 높여 당뇨병 유발을 촉진한다.

이 때문에 위기에 닥치면 긴장감이 생기고 근육의 힘을 최대한 끌어올릴 수 있다.

반면 이에 대한 카운터펀치도 있다.

에피네프린과 거의 상반되는 기능을 가진 코르티솔은 정신적 평안함을 주고 통증을 이겨내게 하며 식욕을 돋운다.

그러나 지나치게 만성적으로 분비되면 면역기능을 떨어뜨려 암이나 감염성질환에 걸리기 쉽게 만든다.

만성적으로 아드레날린 노르아드레날린 도파민 등이 나오면 혈관은 수축된 채로 굳어져 심장병 뇌졸중이 유발된다.

또 위산이 다량 배출되도록 만들어 위염 위궤양을 초래할 수 있다.

◆스트레스 대처 요령=흔히 한국인은 스트레스를 술이나 진통제로 푸는 경우가 있다.

그러나 이런 만성적 습관은 심신의 항상성을 깨뜨려 건강을 망치게 한다.

스트레스의 양면성을 이해하고 긍정적인 방향으로 활용해 나가는 일이야말로 무엇보다도 시급한 과제다.

첫째, 스트레스 강도를 누그러뜨려야 한다.

스트레스를 일으킬 수 있는 원인을 찾아서 이를 미리 제거하고 휴식과 이완으로 스트레스가 누적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

둘째, 대인관계 및 사교능력의 향상을 통해 스트레스를 약화시켜 나가야 한다.

소속감을 강화함으로써 만족감과 안정감이 커져 스트레스가 줄어들게 된다.

셋째, 건강식을 하면서 몸을 추스르고 걷기 달리기 등산 등의 운동과 가벼운 명상을 하면서 스트레스를 털어내야 한다.

레이먼드 플래너리 박사의 연구결과처럼 자제력을 쉽게 회복하고 장기적인 안목을 갖고 집중력있게 일을 처리할 수 있는 사람이라면 스트레스를 받을 일이 없다.

정종호 기자 rumb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