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당의 반찬수를 늘이고 메뉴도 개선토록 하세요"

삼익공업의 진영환 사장은 새로 문을 연 외국인 투자업체를 방문하고 그곳의 좋은 점을 즉시 반영토록 관계자에게 지시한다.

"공정개선에 대한 건의사항이니 적용해 주세요"

이중환 노조위원장도 현장을 돌면서 수렴된 건의사항들을 회사측에 전달한다.

삼익공업에서는 노사의 위치가 서로 바뀐 듯한 이같은 대화들이 일상화돼 있다.

"회사의 발전이 나의 발전"이라는 인식이 정착됐고 노사간의 신뢰감이 바탕이 됐기 때문이다.

이회사는 87년 노조가 설립됐다.

그러나 경영진이 처음부터 노조를 경영의 한 축으로 인정해 이회사의 노사관계는 단 한번의 분규도 없을 정도로 원만하다.

회사측이 노조가 원하는 모든 경영정보를 공개해 주고 노조의 요구가 합리적일 경우 대부분의 수렴하고 있기 때문이다.

단체협약서에 목표달성에 따른 성과도 명문화돼 있어서 이에관한 노사간의 대립도 없다.

98년 IMF체제에 들어가면서 단 2차례의 교섭으로 임금동결에 합의하고 노조가 회사살리기에 적극적으로 나섰다.

그결과 지난해에는 전기대비 매출액 1백62% 증가,순이익 7백63% 증가,부채비율은 18.2% 감소라는 큰 성과를 거두었다.

이회사는 IMF가 닥친후에도 거의 인원감축을 하지 않았다.

나쁜 작업환경에서는 좋은 제품이 나올 수 없다며 대표이사가 직접 작업환경 측정 및 환경개선에 나서면서 지난해 산재율이 0.03%로 금속제조업종 평균 2.4% 대비 현저히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노사화합 분위기는 제안제도 등을 활성화시켜 원재료의 국산화에 따른 수입대체(연간 30억원),공정개선,작업장 재설계 등으로 나타나 경쟁력 향상에 크게 도움을 주고 있다.

< 대구=신경원 기자 shinkis@hankyung.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