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부고속철도 차량선정 로비의혹사건을 수사중인 대검 중앙수사부(김대웅 검사장)는 10일 수배중인 로비스트 최만석(59)씨가 프랑스 알스톰사에서 받은 사례금 1천1백만달러외에 별도로 거액의 로비자금을 사용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최씨의 해외계좌와 국내로 유입된 자금흐름을 정밀 추적중이다.

검찰은 이와 함께 유입된 자금이 정.관계 인사에게 로비용으로 쓰였는지의 여부를 확인하기위해 수사력을 집중하고 있다.

이를 위해 최씨와 구속된 호기춘(51.여)씨의 국내 은행계좌에 대한 압수수색영장을 법원에서 발부받아 계좌추적 작업을 벌이고 있다.

검찰은 최씨가 홍콩의 뱅크오브아메리카(BOA) 등 외국계 은행에 여러개의 계좌를 두고 자금을 분산관리한 흔적을 찾아내고 해당국가의 사법당국에 공조수사를 요청했다.

검찰 관계자는 "최씨가 받은 1천1백만달러는 계약성사 사례금에 불과할 뿐 실제 로비자금은 별도로 들어왔을 수있다"며 "최씨 계좌의 자금흐름이 아직도 상당부분 파악되지 않고 있어 여러 경로를 통해 추적중"이라고 말했다.

검찰은 호씨에 대한 조사에서 "최씨가 문민정부의 실세인 전의원 등 정계 인사들과의 친분을 과시하며 이들에 대한 로비를 맡겠다고 먼저 접근해왔다"는 진술을 받아내고 최씨가 접촉한 인사들의 명단을 추궁하고 있다.

검찰은 호씨의 남편인 알스톰 지사장 카리유씨,호씨에게 최씨를 소개해준 역술인 한모씨 등을 다시불러 최씨가 알스톰사측 로비를 맡게 된 구체적인 경위 등을 조사할 방침이다.

검찰은 카리유씨에 대해 출국정지 조치를 내리지는 않았으며 카리유씨는 지난주 프랑스로 출국했다.

한편 검찰은 호씨에 대한 공소시효(5년)가 오는 16일로 만료됨에 따라 이날 호씨를 알선수재 및 외환관리법 위반혐의로, 경찰청 내사 무마 대가로 호씨에게 8천만을 받은 전 남대문경찰서장 전윤기(63)씨를 특가법상 뇌물수수 혐의로 각각 구속기소했다.

김문권 기자 mkkim@k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