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근안 전경감의 도피행적을 조사중인 서울지검 강력부(문효남 부장검사)는
31일 서울 성동구치소에 수감중인 이씨를 재소환, 이씨가 해외에 도피한 적
이 있는 지 여부를 집중신문했다.

검찰 관계자는 "해외도피 여부는 김근태씨 고문사건과 관련해 추가기소 여
부를 결정하는 중요한 변수"라며 "당분간 이 부분을 집중 조사할 계획"이라
고 말했다.

검찰은 지난해 6월 중국 베이징의 "한경빈관"호텔에서 이씨를 봤다고 제보
한 목격자 3명중 1~2명을 불러 목격당시의 구체적 상황 등을 조사했다.

검찰은 이씨가 해외도피 사실을 부인함에 따라 필요할 경우 목격자와 대질
하는 한편 위조여권 및 밀항 알선 브로커들을 상대로 탐문수사도 벌일 방침
인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또 이씨가 "도피초기 6~7개월간 열차여행을 다녔지만 한번도 검문당
하지 않았다"고 진술한 것에 대해서도 비호 경찰관들을 보호하기 위한 허위
진술일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구체적인 여행지 등을 캐고 있다.

검찰은 이씨가 도피생활중 10년간을 자신의 집에 은신한 채 가족들과 함께
보냈다고 말한 점을 중시, 경찰관들의 묵인 또는 방조 가능성에 대해 수사중
이다.

검찰은 이씨의 도피행적을 정확히 파악하기 위해 부인 신옥영씨와 아들 등
가족들도 조사할 예정이다.

한편 검찰은 그동안 검찰수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이씨 관련 고문사건
에 대해서도 국민적 의혹 해소차원에서 공소시효와 관계없이 조사해 진상을
공개할 방침이다.

김문권 기자 mkkim@ked.co.kr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1월 1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