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밤부터 6일 오전까지 내린 폭우로 서울 및 경기, 강원북부 일대가 물에
잠겼다.

이번 집중호우는 지난 90년 9월 9일부터 12일까지 서울 경기 강원 충북지역
을 강습, 1백79명 사망 및 5천2백3억원의 재산피해를 기록했던 한강 대홍수에
버금가는 피해를 가져온 것으로 분석된다.

<>서울 =우이동 계곡과 은평구 진관내동의 산사태 등으로 13명이 숨지고
10명이 부상하는 등 23명의 인명피해가 발생했다.

6일 새벽 4시께 노원구 하계2동 동부간선도로 하계동 출구 도로에서 김원태
(47.목사.광진구 구의동), 황정란씨(46.여)부부가 서울 1퍼 1206호 쏘나타II
차량안에 갇혀 있는 것을 119구급대가 발견, 인근 병원으로 옮겼으나 숨졌다.

경찰은 새벽기도를 위해 김씨 부부가 폭우속에 동부간선도로로 차를 몰고
가던중 갑자기 불어난 물 때문에 오도가도 못하다가 차안으로 물이 차오르는
바람에 익사한 것으로 보고 있다.

오전 8시24분께는 강북구 우이동계곡 유원지에서 산사태가 발생, 인근음식점
"명화가든"을 덮쳐 4명이 숨지고 1명이 실종됐다.

중랑천 주변 노원, 도봉, 중랑구 등 11개구 18개동에서 가옥 침수 및 침수
피해 우려로 1천24가구 3천여명이 인근 초등학교 등 20곳에 마련된 임시
대피소로 대피했다.

중랑천 범람으로 하루 20만명이 이용하는 서울지하철 7호선 전구간이 이날
새벽부터 운행이 중단됐다가 오후 4시이후 건대입구~수락산역사이 17개역에
한해 운행이 재개됐다.

새벽부터 운행이 중단됐던 청량리~의정부역간 국철도 오후 3시30분경부터
부분 정상화됐다.

다만 침수가 심한 의정부 회룡역은 승객을 태우거나 내리지 않고 통과했다.

동부간선도로, 잠수교, 당인교, 북악산길, 서대문구 북가좌1동 상암동
철길밑 굴다리 등 한때 전면통제됐던 도로의 대부분이 이날 저녁 늦게부터
차량운행이 재개됐다.

다만 동부간선도로는 물이 채 빠지지않은데다 청소작업도 필요해 당분간
차량운행이 통제될 것으로 전망된다.

<>강화 =6일 새벽 내가면 고천리에서 산사태로 흙더미가 무너져 내리면서
정예근씨(61)집을 덮쳐 집안에서 잠을 자던 정씨의 부인 김정희씨(57.여)가
숨지는 등 5명이 목숨을 잃었다.

이날 새벽 불운면 삼선리 볼성저수지 범람으로 인근 마을 20여가구가
침수되는 등 주택 및 상가 1백50여채가 물에 잠겼다.

강화읍 대산리와 송해면 숭내리, 내가면 망원리 등 여러 곳의 전화통화가
한때 두절됐고 정전사태도 잇달았다.

<>고양.파주 =집중호우로 도로와 시가지 곳곳이 하천으로 변했다.

고양동과 삼송동 등 일부 지역은 시가지 전체가 물에 잠겨 호수를 연상케
했다.

법원읍 대능리와 파주읍 연풍리 시가지 주택 밀집지역에도 거센 물결이
덮쳐 2천5백여가구주민이 인근 학교와 고지대로 긴급 대피했다.

일산신도시에서 자유로로 이어지는 장항지하차도는 한때 가슴까지 물이
차기도 했다.

파주시는 이날 오후 비가 그쳤는데도 대부분 지역에서 물이 빠지지 않아
본격적인 복구에 어려움을 겪었다.

오후 4시부터야 가까스로 인접 도시와의 통행이 부분재개됐다.

한편 이날 오전 3시30께 경기도 고양시 육군 모군단사령부 지휘통제실옆에서
두절된 통신선로를 복구하던 최상옥 병장 등 사병 5명이 갑작스런 산사태로
흙더미에 깔려 사망하고 김인수 대위(35)가 매몰됐다.

이날 오전 5시께 군단 사령부 인근의 주민들을 구조하기 위해 사고지점으로
향하던 이 부대 소속 전재진 소령(38)과 김만호 상사(32) 등 2명이 급류에
휩쓸려 숨졌다.

군단 산하 공병부대에서도 사병 1명이 경계근무중 산사태로 목숨을 잃는 등
군인 10명이 숨지고 2명이 실종됐다.

<>양주.의정부 =이날 오후 1시께 경기도 양주군 장흥면 송추계곡에서
산사태가 발생, 주변 주택과 상가 10채를 덮치는 바람에 주민과 행락객 등
7명이 숨지고 17명이 매몰됐다.

이에앞서 오전 9시께 의정부시 가능3동 안골유원지 계곡물이 인근 주택가를
덮쳐 허상회씨(62.여.가능3동) 등 주민 4명이 숨졌다.

중랑천 범람으로 이날 새벽 대피했던 의정부 3동, 호원동 등 침수지역
7천여가구 주민들은 이날 오후 귀가, 양수기 등으로 방과 마당에 고인 물을
퍼내고 가재도구를 정리하느라 비지땀을 흘렸다.

의정부3동 358번지 골목에도 오후 6시부터 흙범벅이 된 냉장고, 찬장,
밥솥을 닦아내는 손길이 바빠졌다.

<>강원도 =오전 3시께 인제군 북면 한계리 옥녀탕 부근 44번 국도가
계곡물이 넘치면서 침수, 한계령의 차량운행이 통제돼 진부령과 미시령으로
차량들이 우회했다.

인제군 인제읍 가아1리 31번 국도 팔각정 쉼터 부근에서는 70t가량의
낙석으로 인제와 양구를 잇는 도로가 두절됐다.

< 최승욱 기자 swchoi@ >

[[ 주요 교통 통제현황 ]]

<> 지하철 및 철도

7호선 도봉산~장암역
일산선(백석~대화)
경춘선(성북~춘천)
경의선(능곡~문산)
경원선(성북~신탄리)
교외선(능곡~의정부)

문의 : 철도 (02)504-9029
지하철 (02)211-2011

<> 도로

동부간선도로 양방향
의정부~전곡
양주~장흥
국도 1호선 파주시 관내
국도 43호선 의정부 일대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8월 7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