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순 서울시장이 대선출마를 위해 10일 사퇴함에 따라 직무대리로 나설
강덕기 행정1부시장체제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강부시장은 이날부터 직무대리로 집무에 들어간다.

관선자격으로 민선시장의 빈자리를 지킬 강직무대리는 민선 조시장이
갖고 있던 권한을 모두 행사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그는 민선시장의 공백을 메꿔주는 과도기 체제의 조타수여서
새로운 정책추진이나 조시장이 추진했던 정책을 뒤집는 등 "변화"의 바람을
일으키지는 않을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국민회의가 다수인 시의회가 강부시장을 친여성인사로 분류, 이미
선전포고를 한 상태여서 대의회관계를 봐서도 기존 정책의 차질없는 추진에
힘을 쏟을 것으로 분석된다.

이와관련 국민회의 송파갑 지구당 위원장출신인 김희완 정무부시장을
유임시키기로 결론을 내려 관심을 모으고 있다.

김부시장은 십자포화를 준비중인 시의회와 대 언론 창구를 맡아 바람막이
역할을 하게된다.

그렇더라도 강직무대리체제는 연말 대선을 맞아 극도로 신경이
날카로워진 국민회의 등 정치권으로부터 공격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각종 어려움이 예상되는 가운데 강직무대리는 그 자신이 9급 서기보로
공직생활을 시작한 이래 38년동안 시청에 몸담아온 "시청토박이"라는 점을
가장 튼튼한 무기로 삼아 시정을 장악해 나갈 것으로 전망된다.

또 그 기조로 의회나 정치권의 공격을 방어해 나갈 것으로 예상된다.

교통 예산 환경 등 시청내 주요 업무를 이미 한번쯤 맡아본 적이 있으며
현직 부시장으로부터 서기관급 중간간부에 이르기까지 대부분 함께
일해봤거나 최소한의 안면을 가진 만큼 강직무대리의 시정 장악력은
누구도 따라 가지 못할 것이라는게 시 간부들의 공통된 평가다.

강직무대리는 시장직인을 사용하며 국무회의에도 참가한다.

또 판공비는 시장의 한달 판공비인 2천1백만원을 그대로 사용하되
행정1부시장의 판공비는 사용할 수 없으며 급여는 행정1부시장 월급을
그대로 받게된다.

그는 이와함께 민선시장이 관례적으로 참석했던 행사나 모임에는
참석하지 않을 방침이다.

다만 행사나 모임의 성격이 시 행정이나 시정발전과 밀접한 관계가 있는
경우 선별적으로 참석키로 했다.

강직무대리는 "관선도 민선시장도 아닌 묘한 처지에 있다"면서 "당분간
일반 행정업무는 부시장실에서 처리할 방침"이라며 실무를 강조했다.

강직무대리가 정치의 계절을 맞아 정치논리를 배제하고 행정의 논리를
펼수 있을지 벌써부터 궁금하다.

< 남궁덕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9월 10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