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지법 민사합의 8부(재판장 손용근부장판사)는 1일 증권가의
큰손으로 일명 "광화문불곰"으로 통하는 고성일씨가 자신의 대모산
소재 땅에 체육시설과 등산로를 설치한 강남구를 상대로 낸 시설물철거등
청구소송에서 "구청측은 시설물을 철거하고 1억2천여만원을 배상하라"고
판결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체육시설은 인근 아파트 주민들이 자치적으로
설치 사용해 온 점은 인정되나 구청측이 이를 막지 않고 사실상
주민들과 함께 관리해 온 이상 구청측은 불법점유의 책임을 져야
한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또 "구청측은 고씨가 시설물을 설치하는데 동의했다고
주장하나 이는 구청측이 땅을 매수하겠다는 약속에 따른 것"이라며
"구청측이 매입약속을 지키지 않은만큼 고씨의 동의는 무효"라고
덧붙였다.

<김인식 기자>

(한국경제신문 1997년 4월 2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