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난하고 외로운 사람에게 이사짐을 꾸리는 일보다 고역은 따로
없을게다.

서울의 한 자치구가 서민들의 이런 애로를 해결하겠다고 발벗고 나서
화제다.

서울 용산구는 5일 이사철이 시작되는 3월 부터 생활보호대상자나 저소득
주민들의 이사를 공무원들이 무료로 대행해주는 "이사 도우미" 제도를
시행키로 했다고 발표했다.

용산구는 지난달 20일 한강1동에 거주하는 거택보호자 이모씨(67.여)가
강북구 번3동 영구임대아파트로 입주하는 과정에 어려움을 호소하자
동직원들이 직접 나서 짐을 싸고 차량을 이용해 이사를 해준 사실이
알려져 호평을 얻자 이를 용산구전역에 실시토록 결정한 것.

이는 생활보호대상자 대부분이 무의탁 노인이거나 소년소녀 가장인
경우여서 혼자 이사하기가 어렵고 이들을 자주 찾는 구청 복지과 직원들의
업무성격 등을 고려, 이사까지 도와준다는 취지에서 비롯됐다.

이사 도우미를 이용하려는 사람은 이사하기 열흘전 동사무소에 신청하면
생활보호대상자나 저소자 확인을 거쳐 필요한 차량과 인력 지원을 받게
된다.

< 김주영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3월 6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