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을 알아야 국제인이 된다" 외국인교육을 통해 한국을 국제화 시키는
방안이 산학협동으로 추진되고 있다.

지난 92년 개원한 고려대학교 국제대학원이 삼성그룹의 지원으로 국내
에서는 처음 외국인을 대상으로 하는 "한국학 연구" 과정을 개설,내년부터
삼성관련 기업들과 연고가 있는 해외 현지인들에게 한국을 보다 체계적으로
가르치기로 한 것.

내년 3월 개설되는 "한국학 연구"는 석사(2년)및 연구원(1년)과정으로
삼성이 추천하는 해외 우수대학의 우수 졸업예정자및 삼성의 해외
현지법인에 근무하는 우수인력을 대상으로 우리나라의 역사 문화 언어
정치 경제 사회등을 강의하게 된다.

고려대 국제대학원은 삼성으로부터 20억원을 지원받아 앞으로 7년간
2백여명의 외국인을 한국학 석사 또는 연구원으로 배출할 계획이다.

세계인의 지한화 작업을 산학협동의 차원으로 끌어 올린 김동기고려대
국제대학원장은 "지난해 호주 캐나다 미국등의 한국학 교수및 고교교사
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한국학 워크숍이 의외의 성과를 거둔데 착안,
한국의 참모습을 체계적으로 알리는 일이 국제 사회에서 우리나라의
위상 제고는 물론 경제 진출에도 크게 기여할 것으로 보여 이 사업을
추진하게 됐다"고 말했다.

삼성현지법인에 근무하거나 법인의 추천으로 한국학 연구과정에 입학하는
외국 유학생은 전원 기숙사 생활을 하게 되며 방학중에는 삼성의 각
계열사에 배치돼 현장 실무도 익히게 된다.

1차년도인 내년에는 중국을 비롯 베트남 말레이시아 태국 인도네시아등
동남아인과 멕시코 브라질 아르헨티나등 중남미인 20명이 각각 이 과정에
입교한다.

삼성과 고려대측은 초기에는 후진국을 위주로 하고 점차 선진국으로까지
확대한다는 장기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삼성측은 한국학 연구 과정을 수료한 외국인이 자기 국가에 진출해 있는
삼성의 현지법인및 지사등에 반드시 취업해야 하는 조건은 없지만 입사를
원할 경우 일정한 가산점을 줄 계획이라고 밝혔다.

삼성전자의 노인식인사부장은 "국내 기업들이 그동안 해외 현지 고용인
들을 본사로 불러 들여 1개월에서 1년까지 연수를 시키는 프로그램을
실시하고 있지만 이것만으로는 한국을 정확히 알리는데 한계가 있었다"며
"앞으로 이 프로그램에 참여할 외국인들은 모두 자기 국가에서는 엘리트인
만큼 이들이 정규 한국한 석사과정을 이수뒤 돌아가 한국학을 강의하거나
자국민에 한국을 올바르게 알릴 경우 그 효과는 엄청날 것"이라고 취지를
설명했다.

삼성과 고려대 국제대학원의 이같은 계획은 우리가 외국을 배우는 것만이
국제화가 아니고 외국인들에게 한국을 알게 하는 것도 국제화라는 "발상의
전환"에서 비롯된 것이다.

<김상철 기자>

(한국경제신문 1994년 9월 17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