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9년간 북한을 지배했던 김일성.

북한 주민들은 그를 "자애로운 어버이 수령"으로 부르며 신과 동일시했다.
그러나 어느 사회에나 은어는 있기 마련. 김일성 역시 그에 관해 비꼬는
은어나 유행어도 많아 북한주민들의 억눌린 불만을 짐작케 하고 있다.

국문학자 서정범교수(경희대 명예교수)등에 따르면 집권초기 일부 북한
주민들은 김일성에 대한 별칭으로 마적 두목이라는 의미의 "김마두""조선
히틀러"를 은밀히 썼다.

이후 소련과 중공의 분쟁 속에서 북한이 등거리 외교를 펴자 나온 말이
"양다리 동무""왔다갔다 동무".김일성이 거짓말을 잘한다고 꼬집은 은어로
는 "왕포쟁이""후라이 6단""대포쟁이"등이 있다.김의 외모를 빗댄 말로는
"큰곰""너구리"등과 함께 입이 커서 잘 먹는 메기를 뜻하는 "메사구"등.

북한주민을 굶주리게 했다고 해서 나온 은어로는 "송지(소나무 껍질)떡
장군"과 죽을 먹인다는 "죽장군",숙청 제1호라는 의미의 "1호 대상자"라는
말이 유행하기도 했다.

평양의 서방외교관들 입에서는 김일성동상에 금을 입힌 것을 두고 "골든
베이비"라는 말이 오르내렸었다.

이밖에 극단적인 은어로는 인간백정이라는 뜻에서 "김인백 동무",피비린내
나는 사람이라는 의미에서 "김피내"등이 있다고.

한편 후계자로 떠오르고 있는 김정일에 대해선 어리라는 뜻으로 "햇내기"
친애하는 지도자 동지를 줄여 "친지동"이 있다.

또 외모를 빗댄 것으로 "배불뚝이",키가 작아 굽이 높은 구두를 신고 스케
이트를 즐겨 탄다는 뜻으로 "고도,고속" 머리카락이 꺼칠해다해서 "고슴도
치""밤송이"등의 은어도 한때 나돌았다.

서정범교수는 "은어엔 일반적으로 부정적인 속성이 있다"며 "북한 주민들
이 김일성 체제애 대한 불만을 은어를 통해 표출하면서 카타르시스를 느낀
것으로 분석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