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초 부동산 규제 완화 이후 급매물이 팔려나가기 시작하면서 전국 아파트 실거래가가 2개월 연속 상승했다. 서울과 세종의 집값 오름세가 특히 두드러졌다.

서울·세종 '투톱', 1분기 아파트 실거래가 이끌었다
16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전국 아파트 실거래가지수는 1.47% 올랐다. 지난 1월 -0.73%를 기록한 뒤 2월에 1.04%로 상승 전환하더니 3월에도 1.16% 상승했다. 표본조사를 통해 전국 주택시장의 평균적인 가격 변화를 측정하는 동향 조사와 달리 실거래가지수는 실제 거래된 아파트 가격을 이전 거래가와 비교해 산출한다. 최근 시장 상황을 비교적 정확하게 반영하는 지표로 평가된다.

올 1분기 실거래가 상승률이 가장 높았던 지역은 4.66%를 기록한 서울이었다. 1월 1.10%, 2월 1.95%, 3월 1.61% 등 3개월 연속 상승했다. 강남 4구(강남·서초·송파·강동)가 속한 동남권의 오름폭이 가장 컸다. 지난 3월에 동남권의 실거래가는 3.22% 올랐다. 이는 2020년 7월(4.49%) 이후 2년8개월 만의 최대 상승폭이었다. 노원구와 도봉구, 동대문구 등이 속한 동북권은 지난 3월 1.16% 올랐다.

1월 강남 3구와 용산구를 제외한 전역이 규제지역에서 해제되고 대출금리가 하향 안정화된 이후 급매물이 소진되면서 실거래가가 오르고 있다는 분석이다. 특례보금자리론 출시와 생애최초 주택 구매자에 대한 담보인정비율(LTV) 80% 허용 등 대출 규제 완화도 영향을 미쳤다.

매수세가 조금씩 붙기 시작하자 이전 거래가격보다 비싼 가격에 팔리는 단지가 늘어나고 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송파구 잠실엘스 전용 84㎡ 매매값은 1월 18억7000만원에서 이달 22억원까지 뛰었다. 거래량도 늘고 있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3월 서울 아파트 거래량은 2979건으로, 2021년 8월(4065건) 후 가장 많았다.

실거래가가 두 번째로 많이 오른 곳은 세종(4.47%)이었다. 올해 1월만 해도 실거래가가 1.20% 떨어졌지만 2월(3.09%)과 3월(2.58%)엔 높은 상승률을 보였다. 지난해 전국에서 집값이 가장 많이 떨어진 것과 대조를 이룬다. 경기(2.12%)와 충북(1.42%), 인천(1.27%), 울산(1.14%), 강원(1.08%) 등이 세종의 뒤를 이었다. 반면 전북(-1.82%)과 전남(-1.09%), 경남(-0.66%), 대구(-0.52%)는 실거래가가 내려가는 등 하락 거래가 많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4월 실거래가 잠정지수는 전국이 0.57%로 추정됐다. 서울도 1.22%를 기록하며 상승세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됐다. 거래 신고 기간(30일) 등을 감안할 때 실거래가지수는 발표까지 한 달 정도의 시차가 발생한다.

이인혁 기자 twopeopl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