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가격 하락 등 부동산 경기 위축 상황이 이어지고 있지만 투자자 10명 중 4명은 올해 유망 상품으로 부동산을 꼽았다. 20~30대의 부동산 투자에 대한 관심이 다른 연령대보다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10명 중 4명 "올해 투자 비중 늘린다면 부동산"
8일 부동산 플랫폼 업체 직방이 앱 이용자를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 전체 응답자(726명)의 39.9%가 올해 투자 비중을 늘릴 상품으로 부동산을 선택했다. 이어 예·적금(19.8%), 주식(16.1%), 현재 상태 유지(12.4%), 금(5.0%), 암호화폐(2.5%) 등의 순서였다. 부동산 시장이 여전히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지만, 최근 서울 강남권을 중심으로 급매물 소진 이후 집값 반등 소식이 전해지는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향후 부동산에 투자할 예정이라고 답한 비율은 20~30대가 54.5%로 40~50대(38.7%)와 60대 이상(32.2%)보다 많았다. 지금 부동산을 보유하고 있는지에 대한 질문에 ‘그렇다’고 답한 비율은 20~30대가 19.6%로 40~50대(39.1%), 60대 이상(43.2%)에 비해 낮았다. 투자를 고려 중인 부동산 상품으로는 ‘기존 아파트’라는 응답이 45.9%로 가장 높았다. 이어 아파트 청약(23.3%), 분양권·입주권(12.5%), 연립·다세대 주택(4.4%), 토지(4.4%) 등이 뒤를 이었다.

현재 재테크 수단으로 부동산을 생각하지 않는 이유로는 ‘투자 자금이 부족해서’가 52.1%로 절반을 웃돌았다. 이어 ‘부동산 경기가 안 좋아서’(16.6%)라는 응답이 뒤따랐다. 대출이자 부담(11.8%)과 부동산 정보 부족(8.3%) 등이 각각 3, 4위를 차지했다. 고금리와 경기 침체로 인한 자금 부담이 부동산 투자 심리를 꺾고 있다는 평가다.

올해 투자에 가장 영향을 미칠 이슈로 ‘기준금리 변동’을 꼽은 비율이 39.4%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 이어 국내 경기 침체(23.3%), 부동산 거래 부진 및 청약시장 위축(12.4%),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 건전성 악화(7.4%),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등 대외상황(6.3%) 등의 순이었다.

직방 관계자는 “미국 중앙은행이 이달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올리면서 한·미 간 금리 차이가 커졌다”며 “향후 금리 변동이 부동산 투자에 큰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이인혁 기자 twopeopl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