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일 인천 미추홀구 숭의1·3동행정복지센터에 마련된 '찾아가는 피해지원 서비스' 상담부스에서 피해자들이 피해지원 상담을 받고 있다. 뉴스1
지난 1일 인천 미추홀구 숭의1·3동행정복지센터에 마련된 '찾아가는 피해지원 서비스' 상담부스에서 피해자들이 피해지원 상담을 받고 있다. 뉴스1
정부의 전세사기 피해 지원 특별법의 적용 조건이 완화됐다. 기존 6개 조건이 까다로워 사각지대가 생길 수 있다는 우려에 따른 조치다. 국토부가 새로운 조건에 따라 특별법을 통한 지원 가능 여부를 조사했는데, 인천 미추홀구에서 발생한 전세사기 피해자 대부분을 지원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토부는 미추홀구 전세사기 피해가 예상되는 2484가구 중 대다수가 지원 대상에 포함되는 것으로 파악됐다고 2일 밝혔다. 기존 6개 자격 요건을 대폭 완화해 새로운 기준을 적용한 데 따른 결과다.

국토부는 전날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법안소위에서 전세사기 피해 대상 주택의 면적 요건을 삭제하는 등의 새 기준을 제안했다. 전세피해 지원 기준을 면적과 상관없이 ‘보증금 3억원’으로 설정했다. 또 국토부 내에 마련된 전세사기피해 지원위원회에서 최대 150% 범위에서 보증금 규모를 조정할 수 있도록 했다.

기존 ‘보증금 상당액 손실’로 규정했던 피해 기준도 ‘보증금의 일부를 변제받지 못한 경우’로 확대했다. 또 경매 또는 공매가 개시되지 않았더라도 임대인이 파산이나 회생 절차를 개시하면 전세사기 피해자로 분류한다.

또 수사가 개시되지 않았더라도 임대인이 임차인을 속이거나 바지사장 등에게 매도하는 경우에는 전세사기 피해자로 지원을 받을 수 있도록 했다. 또 임대차 계약이 종료돼 퇴거한 임차인도 임차권 등기를 마쳤다면 전세사기 피해자로 지원 대상이 된다.

국토부는 한국부동산원과 함께 새 기준에 따른 미추홀구 전세사기 피해자 지원 가능성을 조사했다. 미추홀구 전세피해 예상 가구 2484가구 중 선순위 근저당권 등이 설정된 가구는 모두 1884가구다. 또 피해 임차인들의 평균 임차보증금은 8800만원으로, 75%가 5000만원 이상 1억원 미만에 해당했다. 보증금 3억을 초과하는 경우는 7가구에 그쳤는데, 3억원 기준에서 150%까지 기준을 확대 적용할 수 있어 특별법 지원대상에 포함된다.

또 보증금 상당액 규정을 삭제하고 보증금을 변제받지 못하는 모든 경우를 포함하도록 확대하면서 자력으로 보증금 회수가 가능한 소수를 제외한 모든 임차인(경매 진행 중인 1531세대 등)이 지원요건을 충족한다.

국토부는 또 수사가 개시되지 않더라도 특정 건축주에 의한 동시진행 방식으로 이뤄진 인천 미추홀구의 경우 대부분 전세사기 피해지원위원회에서 고의성 등 사기가 있었다고 판단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국토부는 “특별법이 통과돼 공포되는 즉시 시행되므로 사전에 위원회를 구성하는 등 전세사기 피해지원에 만전을 기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유오상 기자 osy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