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여의도 파크원 타워 모습. 사진=한경DB
서울 여의도 파크원 타워 모습. 사진=한경DB
서울 오피스 3대 권역 가운데 하나인 여의도 업무지구(YBD)가 포화 상태에 가까워지고 있다. 강남 업무지구(GBD)와 도심 업무지구(CBD) 등 다른 오피스 시장 임대료가 많이 오른 데다 공실률이 줄면서 여의도 업무지구로 수요가 몰린 탓이다. 올해 여의도에 오피스 공급이 예정돼 있지만 당분간은 활발한 임차 수요로 낮은 공실률이 유지될 것이란 전망이다.

24일 글로벌 종합 부동산서비스회사 존스랑라살(JLL) 코리아가 발표한 ‘2023년 1분기 서울 A급 오피스 시장 동향’ 보고서에 따르면 여의도 업무지구 오피스 시장 공실률은 1.4%로 전분기보다 0.43%포인트(43bp, 1bp=0.01%) 내린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같은 기간(7.3%)보다는 5.9%포인트 하락한 수준이다.

기업들이 여의도 업무지구를 찾는 이유는 다른 업무지구에 오피스가 없어서다. JLL에 따르면 대부분 기업이 선호하는 강남 업무지구 공실률은 1분기 기준 0.4%다. 자연 공실률 기준이 5%라는 점을 고려하면 공실이 거의 없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다른 업무지구에 비해 상대적으로 임대료가 낮다는 점이 기업들이 여의도를 찾는 이유다. JLL에 따르면 1분기 강남 업무지구 월평균 실질 임대료는 3.3㎡당 13만9100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8.6% 올랐고, 도심 업무지구는 3.3㎡당 12만4100원으로 같은 기간 22.5% 상승했다. 여의도는 3.3㎡당 10만8600원으로 29.6% 뛰었지만 다른 권역에 비해 낮은 편이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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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의도 일대에서 오피스 중개를 주로 하는 A 공인 중개 관계자는 "다른 업무지구에서 오피스 수요는 많은데 공급이 없다는 점과 여의도 업무지구가 상대적으로 임대료가 낮다는 점 등의 이유로 지난해부터 여의도로 수요가 몰리고 있다"며 "파크원 타워 등이 새로 지어지면서 다른 권역의 넘치는 수요를 받아준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파크원이나 IFC의 경우 입주를 희망하는 회사들이 많지만, 임대인 측이 브랜드 측면에서 영향력이 있는 임차인을 원해 입주하기가 쉽지 않다"고 했다.

여의도 내에서도 오피스 수요가 많은 반면, 연식이 오래된 빌딩이 많다. 그렇다보니 새 오피스 빌딩에 입주하기는 어렵다는 지적이다. NH투자증권은 2019년 여의도 사옥을 매각하고 파크원에 입주해 있고, KB증권 역시 현대증권 시절 사용하던 여의도 사옥을 팔고 교직원 공제회 더케이타워에 들어갔다. 여의도 B 공인 중개 관계자는 "다른 업무지구에서 흘러들어오는 수요뿐만 아니라 여의도 내에 있는 임차 수요도 상당하다"고 했다.
여의도 증권가 전경.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여의도 증권가 전경.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올해 여의도에서는 신규 공급이 예정돼 있다. 신영에서 옛 MBC 부지에 짓고 있는 앵커원이 준공돼 연면적 약 1만7800평 오피스를 공급한다. 오는 8월 준공 예정이다. 입주는 오는 11월부터 가능할 전망이다. 이미 유안타증권이 입주를 기다리고 있다. 현재 서울 중구 을지로에 있는 유안타증권은 20년 만에 여의도로 다시 돌아온다. 옛 사립학교교직원연금공단(사학연금) 빌딩인 TP타워도 올해 준공 예정이다. 이 빌딩에는 신한투자증권, 키움증권 등이 임차의향서를 낸 것으로 알려졌다.

새 건물이 공급되지만, 여의도 역시 오피스 임차난을 해소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지적이다. 상업용 부동산 시장 관계자는 "강남이나 도심 업무지구에 진입하지 못한 기업들이 여의도로 많이 이동해 왔다"며 "앵커원과 TP타워가 신규 공급되지만 이를 제외하고는 전혀 공급이 없는 상황이라 임차 공간 확보에 큰 어려움이 예상된다"고 했다.

그러면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거리두기 해제 등으로 많은 기업이 사무실에 복귀하는 등의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면서 "당분간 임대인 우위 시장이 계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송렬 한경닷컴 기자 yisr020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