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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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택가격 변동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요인은 금리, 그 중에서도 기준금리입니다. 국토연구원의 최근 연구(주택시장과 통화(금융)정책의 영향 관계 분석과 시사점)에 따르면 대출규제, 주택공급, 인구구조 그리고 경기 등은 금리 다음으로 주택매매가격에 미치는 영향이 큰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기준금리의 기여도가 가장 큰 이유는 주요 연구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주택시장에 대한 금리의 영향이 확대됐기 때문입니다.

기준금리 다음으로는 대출규제가 가장 큰 영향 요인이었습니다. 그런데 이는 비전통적 통화정책 수단으로 대출총량규제가 최근까지 시행된 영향이 큽니다. 대출총량규제를 실시한 시기는 그렇지 않은 시기에 비해 상대적으로 주택가격이 안정적이었습니다.

내 집 마련 상담을 진행하다 보면 주택매매가격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기준금리가 어떻게 될지 궁금해하는 분들이 많습니다. 이는 한국은행이 2021년 8월부터 기준금리를 계속 인상해왔으나 최근 들어 기준금리가 3.5%에서 멈추고 시장금리 또한 하락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시장금리는 미래의 경제성장률과 물가상승률의 기대치가 포함됐습니다. 다만 정책적 변수에 의해서도 좌우됩니다. 주택대출금리가 빠르게 오르면서 금융당국의 압박이 심해지자 기준금리는 올랐지만 시장금리는 떨어지는 이상한 현상도 발생했습니다.
주택시장, 금리인하에 대비해야 합니다 [심형석의 부동산정석]
미국 실리콘밸리은행(SVB) 붕괴 사태가 몰고 온 파장 또한 큰 역할을 할 겁니다. 미국의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는 최근 여러 차례에 걸쳐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해 적극적으로 기준금리를 인상하겠다고 공언해왔습니다. 월가에서는 3월 연준이 빅스텝(0.5%포인트 인상)을 단행할 것이란 전망이 우세했습니다. 그러나 은행들의 갑작스러운 연쇄도산으로 연준에 대한 비판이 늘면서 공격적인 금리인상을 고집하기에는 부담스러운 상황이 됐습니다.

이는 미국만이 아닙니다. SVB의 파산으로 전 세계 중앙은행들 또한 기준금리를 인상하는 정책이 큰 부담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물론 2008년과 같은 금융위기가 발생할 가능성은 낮지만 각국의 중앙은행들은 추가적인 금리인상은 고사하고 다시 금융완화의 입장으로 돌아설 것으로 보입니다. 심지어 노무라 증권 애널리스트는 3월 연준이 기준금리를 인하할 수 있다고 전망했습니다. 대형증권사 중에서 처음으로 금리인하에 베팅을 한 것입니다. 노무라의 기존 전망에서 180도 다른 입장으로 돌아섰습니다.

하지만 금리인하가 급격히 올 것으로 생각하는 것은 무리가 있습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FedWatch)는 미국의 기준금리가 올해 0.75%포인트 하락, 연준의 통화정책을 분석하는 ‘베어트랩리포트(Bear Traps Report)’는 1%포인트 하락을 예상했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높은 소비자물가지수(2월 6% 상승)를 고려하면 연준이 선뜻 기준금리를 인하하는 정책을 사용할지는 의문입니다. 현재의 금리수준이 상당기간 지속될 가능성도 염두에 두어야 합니다. 중요한 점은 이제 우리나라 만이 아니라 미국 또한 기준금리가 거의 정점에 도달했다는 사실입니다.

금리 특히 기준금리가 주택매매가격에 미치는 영향은 큽니다. 작년 하반기부터 시작된 주택시장의 조정국면 또한 급격하게 오른 금리 때문이었습니다. 금리요인의 불확실성이 사라지고 심지어 하락한다는 기대까지 나온다면 주택시장은 현재와 많이 달라지게 됩니다.

이미 금리 다음으로 큰 영향을 미치는 대출규제는 점차 사라지는 중입니다. 심지어 특례보금자리론이라는 마중물까지 나온 상황입니다. 당분간 서울의 주택공급 또한 부족할 가능성이 큽니다. 주택시장에 영향을 미치는 3가지 변수가 주택매매가격에 미치는 기여도는 작게는 78% 많게는 87%에 이릅니다. 3가지 압도적인 기여 변수가 같은 방향을 향하는 이때 주택시장 참여자들도 고민이 깊어질 때입니다.

<한경닷컴 The Moneyist> 심형석 우대빵연구소 소장·美IAU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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