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건설이 국내 주택경기 침체에 대응해 아파트 공급을 축소하는 대신 해외사업에 집중하기로 했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대우건설은 올해 ‘팀 코리아’의 일원으로 체코와 폴란드 원자력발전소 수주에 뛰어드는 등 해외 시장 공략에 적극 나선다. 부동산 경기 둔화와 시장 침체를 고려해 지난해 이후 해외로 눈을 돌리고 있다는 분석이다.

대우건설의 해외 수주 실적은 2021년 6억4000만달러에서 지난해 11억1400만달러로 두 배 가까이 증가했다. 올해도 텃밭인 나이지리아 정유 플랜트 추가 프로젝트 수의 계약 수주가 예상된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이라크 항만과 해군기지, 리비아 발전소 등도 그동안 공을 들인 대형 인프라 프로젝트가 있다. 베트남의 스타레이크시티 사업 등 해외 부동산 개발도 적극 추진한다.

대우건설은 최근 전국 주택사업장 리스크를 점검하는 과정에서 울산의 한 주택 사업을 포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원가 상승과 분양 침체 상황에서 사업을 강행하면 800억원가량의 손실이 예상되자 기존 투입비용(400억원)을 감수하고 사업을 정리하기로 한 것이다. 올해는 부산 남천동 메가마트, 대전 둔산 홈플러스 부지와 같은 요지에 자리잡은 검증된 현장 외 지역에서 주택 분양은 최대한 자제하겠다는 방침이다. 주택 사업 속도 조절은 지난해부터 선제적으로 이뤄졌다. 지난해 1만7678가구의 아파트를 공급해 2021년(2만8344가구)에 비해 1만여 가구 줄였다.

증권업계에선 대우건설의 지난해 영업이익을 7020억원가량으로 추정하고 있다. 해외 사업이 수익성 면에서도 기여한 덕분에 지난해 주요 건설사 중 영업이익 감소폭이 가장 적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백정완 대우건설 사장은 “주택사업 기조를 ‘돌다리도 두들겨 보고 건너기’로 정했다”며 “올해 창립 50주년을 맞아 해외로 나가 시장을 개척하겠다”고 말했다.

이현일 기자 hiunea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