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모델링 바람이 수도권을 넘어 지방 도시에도 불고 있다. 부산에서는 이달 초 ‘1호 리모델링 조합’이 나왔다.

해운대 상록아파트 조합설립인가
8일 업계에 따르면 부산 해운대구 상록아파트(사진) 리모델링 조합은 지난 2일 구로부터 조합설립인가를 받았다. 올해 4월 초 조합설립인가를 신청한 지 5개월 만이다. 박경삼 조합장은 “부산 지역에서 처음으로 리모델링 사업을 추진하는 단지라서 행정 처리에 오랜 시간이 걸렸다”고 말했다.

단지는 1998년에 지어진 준공 24년차 노후 아파트다. 공동주택 지상 20층, 9개 동, 총 1000가구 규모다. 수평·별동 증축 방식의 리모델링을 통해 최고 28층, 1104가구로 조성할 예정이다. 사업을 통해 늘어나는 104가구는 일반분양한다. 가구당 전용면적과 주차대수를 확대해 주거 만족도를 올릴 예정이다.

지난해 하반기 리모델링 추진이 본격화하자 소유주들은 동의서 징구 45일 만에 조합 설립을 위한 법정 기준(66.7%)을 훌쩍 넘긴 71% 동의율을 보였다. 조합 관계자는 “재건축 안전진단 통과 가능성이 높지 않고, 현재 용적률이 226%로 높아 사업성이 좋지 않을 것으로 판단해 리모델링 사업을 택했다”며 “전용면적 59㎡ 단일 주택형 단지로 이해관계가 복잡하지 않아 주민들 의견을 빠르게 모을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조합은 내년 초 시공사 확정 총회를 목표로 시공사 선정 절차에 나설 계획이다.

리모델링 사업에 대한 기대가 높아지면서 시세도 오름세를 나타냈다. 전용 59㎡ 호가는 4억5000만~5억원대에 형성돼 있다. 7월 3억9000만원에 거래된 데 비해 약 1억원 오른 것이다.

이혜인 기자 he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