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포스코건설 '자존심 대결'…방배신동아 수주전 불붙었다
올 하반기 서울 강남권 재건축 대어로 꼽히는 서초구 방배동 ‘신동아’(조감도) 시공권을 둘러싼 대형 건설사 간 경쟁이 달아오르고 있다. 주택 경기 급랭으로 ‘출혈 경쟁’을 자제해온 상황에서 이례적으로 현대건설, 포스코건설, 대우건설 등 대형 건설사들이 대거 시공 참여 의사를 보이고 있다. 다음달 시공사 선정 입찰이 예정된 용산구 한남 2구역에서도 대형사 간 각축전이 벌어질 전망이다.

23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신동아 재건축 조합이 지난 19일 연 현장 설명회에 삼성물산과 현대건설, 포스코건설, SK에코플랜트 등 15개 건설사가 참석했다. 신동아 재건축은 지하 3층~지상 최고 35층, 7개 동, 843가구 규모 아파트를 짓는 사업이다. 서울 지하철 2호선 방배역을 도보로 이용할 수 있고 상문고, 서울고 등과도 가까워 방배동에서도 입지 조건이 뛰어난 곳으로 평가된다. 지난 7월 재건축 ‘8부 능선’인 사업시행인가를 받았다.

조합에서 책정한 공사비는 3.3㎡당 732만8000원(총 3746억원)이다. 업계 관계자는 “입찰 보증금만 300억원을 내야 하고 ‘선시공, 후분양’ 조건도 달려 있어 자금력이 풍부하고 시공 참여 의지가 높아야 수주전에 뛰어들 수 있다”고 말했다. 조합 측은 오는 10월 4일 시공사 선정 입찰을 마감하고 11월 총회에서 시공사를 선정할 계획이다.

현장 설명회 참여 회사 가운데 현대건설과 포스코건설이 일찌감치 홍보관을 세우고 사전 홍보전에 뛰어든 상태다. 현대건설은 하이엔드 아파트 브랜드인 ‘디에이치’를 적용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건설은 지난달 방배동 일대 재건축 사업장 중 규모가 가장 큰 ‘디에이치방배’(방배 5구역 재건축)를 착공했다.

포스코건설은 지난달 출시한 하이엔드 브랜드 ‘오티에르’를 제안할 계획이다.

공사비만 약 8000억원에 달하는 한남 2구역은 다음달 23일 입찰을 거쳐 11월 시공사를 선정할 계획이다. 현재로선 삼성물산과 대우건설, 롯데건설의 3파전이 유력하다. 서울주택도시공사(SH)의 공공 재개발 1호 사업장인 흑석 2구역도 다음달 5일 두 번째 시공사 선정 입찰을 벌인다. 1차 입찰 땐 대우건설이 예상을 깨고 불참해 삼성물산이 단독으로 응찰했다.

하헌형 기자 hh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