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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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엔 20~30대 대기 손님이 꽤 많았는데, 최근엔 아예 젊은 층 발길이 뚝 끊겼습니다.”(서울 마포구 공덕동 공인중개사무소 대표)

이달부터 생애 최초 주택 구입자가 집값의 최대 80%를 빌릴 수 있도록 담보인정비율(LTV) 규제가 완화됐지만 20~30대 실수요자 반응은 시큰둥하다. 가파른 기준금리 인상으로 대출 이자 부담이 불어난 데다 오히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는 강화돼 혜택을 실감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5일 업계에 따르면 이날 기준 국민·신한·하나·우리 등 주요 시중은행의 주택담보대출 고정형(혼합형) 실제 적용 금리는 평균 연 4%대다. 정부의 주택대출 금리 인하 주문으로 연 7%를 넘어섰던 상단이 5%대 후반으로 낮아지긴 했지만 하단이 올라가면서 평균 적용 금리 수준이 높아졌다.

부동산업계에선 상대적으로 소득이 적은 20~30대 실수요자가 불어난 대출 이자 부담에 섣불리 주택 매입 결정을 내리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이 때문에 생애 최초 주택 구입자의 LTV 상한이 80%로 완화됐는데도 얼어붙은 젊은 실수요자들의 매수 심리가 풀리지 않고 있다는 설명이다.

정부의 규제 완화로 지난 1일부터 생애 최초 주택구매자의 LTV는 지역, 주택 가격과 관계없이 최대 80% 적용된다. 하지만 지난달부터 DSR 40% 규제 적용 대상이 종전 총대출 2억원 초과 차주에서 1억원 초과로 조정되면서 LTV 규제 완화에 따른 효과가 크지 않다는 게 업계 설명이다.

실제 서울 여의도에 있는 한 시중은행에서 서울에 10억원짜리 아파트를 구입하고 싶은데, 연봉이 5000만원이면 어느 정도 대출이 가능하냐고 묻자 3억2000만원 수준이라는 답이 돌아왔다.

서울 영등포동 공인중개사무소 대표는 “서울에서 웬만한 아파트를 사려면 최소 11억원 이상은 줘야 하는데, 대출 이자 부담을 떠나 대출 가능한 금액 자체도 턱없이 부족해 집값 문의가 오더라도 실제로 성사되는 젊은 층의 거래는 거의 없다”고 말했다.

결혼을 앞두고 있는 30대 직장인 A씨는 “고액 연봉이 아니다 보니 대출 규제가 완화됐다고 해도 대출 가능 금액엔 별 차이가 없다”며 “서울 집값 수준 자체가 높은 데다 대출 이자도 부담돼 다른 수도권 아파트를 알아보고 있다”고 말했다.

김은정 기자 kej@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