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2일 경기 광명시 광명스피돔 주차장에 항구로 옮기지 못한 기아 수출용 차량들이 임시 주차돼 있다. 사진=연합뉴스
지난 12일 경기 광명시 광명스피돔 주차장에 항구로 옮기지 못한 기아 수출용 차량들이 임시 주차돼 있다. 사진=연합뉴스
전국의 아파트 오피스텔 등 주거단지 건설 현장 절반 이상이 공사 중단 위기에 내몰렸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화물연대의 파업으로 시멘트와 철근을 제때 공급받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파업이 지속되면 아파트 공급 차질로 부동산시장 불안이 가중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12일 대한건설협회와 한국주택협회 등에 따르면 전국 3000여 개 주거시설 공사 현장의 60%가량인 2000여 개 사업장에서 이번주 골조 작업이 중단될 것으로 예상된다. 엿새째 지속된 화물연대 파업으로 레미콘(콘크리트) 공장 가동이 사실상 멈췄기 때문이다.

현장에서는 시멘트와 레미콘 공급 차질이 전면적인 공사 중단으로 이어질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골조작업에 쓰이는 레미콘은 굳지 않은 상태로 벌크시멘트트레일러(BCT)를 통해 운반해야 한다. 하지만 BCT 차주가 파업으로 자리를 비워 현장에 콘크리트 운송이 불가능하다. 철근도 재고 소진이 임박한 상태다.

건설사는 올 들어 철근 시멘트 등 대부분 건축자재 가격이 크게 오르면서 자잿값 폭등에 시달리고, 건설 현장은 외국인 노동자조차 구하기 어려울 정도로 인력난을 겪고 있다. 여기에 주요 자재 공급을 가로막는 물류난까지 겹치는 등 삼중고에 시달려 공사 진행에 어려움이 적지 않고 있다.

이번 파업이 장기화하면 여름철 장마 기간과 겹쳐 공기가 늘어나고, 준공 시점이 늦춰질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당장 하반기부터 입주 지연이 불거져 최근 안정세를 보이는 아파트 매매 및 전·월세 시장에도 악영향을 끼칠 것이라는 분석이다. 한 대형 건설사 대표는 “정부, 정치권, 노동계가 서둘러 해결책을 찾지 않으면 셧다운(공사 중단) 현장이 급증할 것”이라며 “(파업이 지속되면) 공사비 급등과 공급 지연으로 주택시장이 불안해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박종필 기자 j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