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북서울 꿈에서 바라본 노원구. 사진=뉴스1
서울 북서울 꿈에서 바라본 노원구. 사진=뉴스1
서울 강북 집값 유독 더 내려가고 있다. 우크라이나 사태, 대통령 선거 등으로 거래가 쪼그라든 가운데 작년 급등했던 '노·도·강'(노원·도봉·강북)과 대단지가 있는 성북 등 매물이 쌓인 단지를 중심으로 가격 조정이 이어지고 있다는 설명이다. 전문가는 "매매시장이 위축과 전세시장이 약보합세 등이 서울 전역에 나타나고 있지만, 특히 강북지역이 더 영향을 받고 있다"고 진단했다.

10일 부동산원이 발표한 ‘주간 아파트 가격 동향’에 따르면 이달 첫째 주(7일) 기준 서울 집값은 0.02% 떨어졌다. 전주(-0.03%)보다는 하락세가 소폭 줄어들었다. 크게 강북과 강남을 나눠서 살펴보면 강북지역 집값이 더 내렸다. 강북권역 집값은 0.04% 떨어져 전주(-0.03%)보다 낙폭을 키웠다. 지난 1월 넷째 주(24일) 하락 전환한 이후 7주 연속 내리고 있다.

강북 14개구(區) 집값이 모두 내렸다. 성북구가 0.07% 내려 전주 낙폭을 유지했다. 대단지 아파트가 몰려있는 길음뉴타운을 중심으로 집값이 내리고 있다.

성북구 길음동에 있는 ‘길음뉴타운3단지푸르지오’ 전용 84㎡는 지난달 8억7000만원에 거래돼 지난 1월 거래된 8억9500만원보다 2500만원 더 내렸다. 작년 마지막 거래인 9억9000만원(10월)보다는 1억2000만원 떨어진 수준이다.
서울의 한 공인중개사무소가 불이 꺼진 채 닫혀있다. 사진=뉴스1
서울의 한 공인중개사무소가 불이 꺼진 채 닫혀있다. 사진=뉴스1
같은 동에 있는 ‘길음뉴타운4단지e편한세상’ 전용 59㎡도 지난달 8억1000만원에 손바뀜해 직전 거래 8억6000만원보다 5000만원 떨어졌다. 작년 신고가 9억원(8월)보다는 9000만원 내린 수준이다.

서대문구(-0.07%)도 하락세가 지속 중이다. 대단지가 많은 홍제동을 중심으로 가격이 내리고 있다. 홍제동에 있는 ‘홍제센트럴아이파크’ 전용 84㎡는 지난달 12억9000만원에 거래, 작년 마지막 거래인 13억500만원(6월)보다 1500만원 내렸다. 종로구도 0.07% 떨어져 하락세가 지속되고 있다.

한국부동산원 관계자는 "지난해 강북지역이 강남지역보다 상대적으로 급등하면서 피로감이 크게 누적된 영향이 크다"며 "빠르게 가격이 치솟았던 서울 외곽 지역과 길음뉴타운, 미아뉴타운 등 대단지 아파트가 있는 곳들을 중심으로 가격 조정이 계속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서울 송파구 부동산 중개업소. 사진=연합뉴스
서울 송파구 부동산 중개업소. 사진=연합뉴스
전셋값도 내리고 있다. 금리가 오르면서 이자 부담이 커지자 월세 전환수요가 늘어났고, 전세계약갱신청구권 등을 사용해 전세 수요가 쪼그라들면서다. 이 가운데 수요자들이 신축을 선호하다 보니 구축 위주로 호가가 떨어지고, 급매물 위주로 거래되면서 하락세가 이어지고 있다.

성북구 전셋값이 0.07% 내려 강북 14개구 가운데 가장 많이 떨어졌다. 지난 1월 입주를 시작한 길음동에 있는 ‘롯데캐슬클라시아’(2029가구) 영향이 크다. 전용 84㎡는 작년 10월 9억원에 세입자를 들였지만, 최근 호가는 7억~7억5000만원 수준이다. 전용 59㎡도 한때 8억원대로 치솟았지만, 5억원대로 내려온 상황이다. 길음동에 있는 A 공인 중개 관계자는 "가격을 크게 내린 급매 물건이 나와도 잘 빠지지 않는다"고 했다.

은평구(-0.04%)는 불광동과 응암동 주요 단지를 중심으로 전셋값이 떨어졌고, 노원구(-0.04%)는 하계동과 중계동 중소형 단지에서 가격이 내렸다. 중구(-0.04%)는 신당동 대단지 위주로 매물이 쌓이면서 하락세를 이어갔다.

이송렬 한경닷컴 기자 yisr020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