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 전망대인 '서울스카이'에서 바라본 시내 아파트. 사진=연합뉴스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 전망대인 '서울스카이'에서 바라본 시내 아파트. 사진=연합뉴스
지난해 경기권 분양시장이 호황기를 누린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의 공급 가뭄과 집값 폭등의 여파로 경기도를 택하는 수요자가 늘었고, 철도와 도로 등 교통 호재도 다수 예정된 덕분이다.

11일 부동산R114 자료를 분석한 결과 지난해 1월부터 12월까지 경기 지역에서 분양한 신규 단지의 1순위 평균 경쟁률은 28.47대 1로 집계됐다. 전국의 1순위 평균 경쟁률 18.95대 1을 크게 뛰어넘는 수치다.

일부 단지에서는 역대 가장 높은 청약 경쟁률도 나왔다. 지난해 5월 경기도 화성시에서 분양한 ‘동탄2신도시 동탄역 디에트르 퍼스티지’는 302가구(특별공급 제외) 모집에 총 24만4343건이 접수돼 1순위 평균 809.08대 1로 전국에 분양한 아파트 중 역대 최고 경쟁률을 세웠다.

9월 수원시 영통구에서 분양한 ‘힐스테이트 광교중앙역 퍼스트’ 역시 151가구(특별공급 제외) 모집에 3만4537건이 몰리면서 1순위 평균 228.72대 1로 수원시 역대 최고 경쟁률에 올라섰다.

경기권에서는 서울 대비 합리적인 가격에 내 집 마련이 가능하다는 점도 수요자들의 청약 열기를 부추긴다. 10월 말 기준 ‘민간아파트 분양가격 동향’에 따르면 경기도의 ㎡당 분양가는 평균 447만7000원으로 나타났다. 서울의 분양가 995만2000원에 비해 절반 수준의 가격이다.

경기권의 신규 분양 아파트는 인근 기입주 단지와 비교해도 저렴했다. 지난해 2월 경기도 수원시에서 분양한 ‘한화 포레나 수원장안’ 전용 84㎡의 분양가는 최고 6억1669만원에 책정됐다. 같은 달 수원시의 입주 5년 이하 새 아파트 가구당 평균가인 9억171만원을 크게 밑도는 액수다.

뜨거웠던 분양 열기는 집값 상승으로도 이어진다. 특히 최근 서울 접근성 개선이 기대되는 교통 호재 수혜 단지를 중심으로 몸값이 크게 치솟는 상황이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자료에 따르면, GTX-C노선이 계획된 금정역 인근에서 분양한 안양 ‘평촌 두산위브 리버뷰’ 전용 59㎡의 입주권은 지난해 9월 최고가 8억4760만원에 거래됐다. 1월 동일 면적이 5억6835만원에 팔렸던 것에 비하면 8개월만에 약 2억8000만원 상승했다.

신안산선, 수인선 연장 등 다수의 교통 호재를 품고 있는 안산 지하철 4호선·수인분당선 중앙역 인근에서 분양한 ‘안산 레이크타운 푸르지오’ 전용 84㎡는 지난해 9월 9억8000만원에 거래됐다. 1월 동일 면적 거래가 6억6500만원 대비 약 3억1500만원이 오른 가격이다.

업계 관계자는 “경기도 신규 단지의 경우 비교적 합리적인 가격에 분양되는 데다 입주 후에는 인근 단지 시세와 비슷한 가격으로 오르는 경우가 많아 미래 가치도 기대할 수 있다“며 “여기에 현재 경기 곳곳에 추진 중인 교통 호재로 향후 서울 접근성까지 크게 좋아질 예정인 만큼 새해에도 경기권 아파트에 많은 수요자들이 몰릴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오세성 한경닷컴 기자 ses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