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역대 최대 규모 뛰어넘어
"공인중개사, 장밋빛 전망만 있진 않아"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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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인중개사 자격증을 따기 위해 40만명이 넘는 응시자들이 몰렸다.

30일 한국산업인력공단에 따르면 이날 치러지는 제32회 공인중개사 자격시험에는 역대 최대인 39만9917명이 몰렸다. 지난해에도 역대 최대 규모였는데 올해는 그보다 4만5728명 늘었다. 1983년 공인중개사 제도가 도입된 이후 가장 많은 인원이다. 응시생이 밀려들면서 지난 8월 접수 당일 사이트가 마비되기도 했다. 일부 응시생들은 접수를 하지 못하기도 했다. 응시생이 역대최고를 기록하다보니 대학수학능력시험 응시생 수를 따라잡을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수능 응시생은 지난해 49만명, 올해는 51만명이다.

올해 유독 공인중개사 시험에 응시자가 늘어난 것은 집값이 폭등하면서 적게는 수백만원에서 많게는 수천만원에 달하는 수수료를 받을 수 있다는 인식이 퍼지면서다. 접수 마감일만 하더라도 9억원짜리 아파트 매매를 중개하면 매수인과 매도인으로부터 각각 810만원씩 받을 수 있었다. 온라인 부동산 커뮤니티 등에서 실수요자들은 "공인중개사들은 도장 몇 번 찍어주고 서류만 정리해주는데 돈은 매수자와 매도자 양측에서 다 받아 간다"며 "정말 돈 쉽게 번다"고 지적하기도 한다.

응시생들은 장밋빛 전망을 꿈꾸며 시험에 도전하지만 실제로 모든 공인중개사가 고소득을 올리는 것은 아니다. 공인중개사 시장이 포화했다는 지적이 오래전부터 나왔고, 일각에서는 이제 집값이 고점을 찍었다는 얘기도 있다. 인천 부평구에서 부동산을 운영하는 A씨는 "최근에는 거래가 많이 없어 가게 월세도 내기 힘든 지경"이라고 토로했다.

'반값 복비'도 이달부터 시행됐다. 국토교통부는 지난 19일 부동산 중개 수수료를 지금보다 최대 절반으로 인하하는 새 공인중개사법 시행규칙을 공포와 함께 시행했다. 새 규칙에 따르면 주택 매매는 6억원 이상부터, 전월세 거래는 3억원이 넘는 집부터 중개 수수료가 이전보다 저렴해진다

공인중개사로 먹고살기가 어렵다는 점은 통계에서도 살펴볼 수 있다. 한국공인중개사협회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지난달까지 개업한 공인중개사는 1만2705명이다. 같은 기간 폐·휴업한 공인중개사는 8945명이나 된다. 개업하는 공인중개사 대비 폐·휴업하는 공인중개사 비중은 매년 80% 수준이다. 많이 여는 만큼 많이 닫기도 한단 뜻이다.

이송렬 한경닷컴 기자 yisr020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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