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엔지니어링 '모듈러 공법', 모듈러 방식으로 탄소 절감…공사기간 50%↓
현대엔지니어링이 ‘비용 절감’ ‘안전 관리’ ‘친환경 건설’이라는 명분을 모두 충족시키는 ‘모듈러 공법’ 활성화에 적극 나서고 있다. 최근 건설 현장에서 인건비가 가파르게 상승하는 동시에 안전 문제와 ESG(환경·사회·지배구조)의 중요성이 커지면서 모듈러 공법이 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모듈러 공법은 공장에서 건물의 뼈대와 외장 마감, 내부 바닥과 벽지, 주방 가구와 화장실 위생 도기까지 모두 설치된 3차원 공간 ‘모듈’을 만든 후 이를 건설 현장으로 운송하고, 현장에서 이 모듈을 단순 설치해 공사를 마무리하는 건설 기술이다.

가장 큰 장점은 현장 운영 기간을 크게 줄일 수 있다는 것이다. 전체 공정의 약 70%를 공장에서 제작하기 때문에 현장 작업을 축소하는 동시에 현장 및 공장 작업을 동시에 진행할 수 있다. 통상적으로 건설 공사기간은 20~50% 단축시킨다.

품질을 크게 향상시킬 수 있는 것도 장점이다. 모듈러는 건설 방식만 다를 뿐 건물은 법적인 설계기준을 완벽히 충족시키도록 설계된다. 건물의 기능과 안전성 측면에서는 일반 건설 방식으로 지어진 건물과 차이가 없다. 오히려 자동화율을 높여 시공 품질을 확보할 수 있다. 더불어 현장 작업이 최소화되는 만큼 건설 현장에서 발생하는 각종 안전사고가 비약적으로 감소한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또 모듈러를 통해 ‘친환경적 주택’을 건설할 수 있다. 이동형 모듈러 방식은 사용하던 주택을 해체해 공장에서 보수한 후 다시 필요한 곳에 설치하는 방식이다. 고정형 모듈러 방식은 철골로 만들어진 뼈대를 해체 후 재활용할 수 있다. 기존의 콘크리트 건설 방식과 비교해 탄소배출량이 확연히 감소한다.

현대엔지니어링은 2012년부터 모듈러 기술을 개발해왔다. 지난 9년간은 모듈러 접합부 관련 건설 신기술 1건과 특허 11건을 받았다. 최근에는 이런 기술력을 인정받아 서울주택도시공사(SH공사)의 가리봉동 모듈러 행복주택(조감도) 건설 사업의 우선협상 대상자로 선정됐다. 가리봉동 모듈러 행복주택은 지상 2층, 246가구의 중고층 모듈러 주택을 건설하는 사업이다. 국내에서 모듈러 공법으로 건설하는 단일 건축물 중 최대 규모다.

경기도시주택공사(GH)의 용인 영덕 모듈러 주택 건설 사업의 시공사로 선정되기도 했다. 이 사업이 마무리되면 청년 및 신혼부부 임대주택 106가구가 모듈러 방식으로 건설된다. 모듈러 공법으로는 국내 처음으로 13층 건설에 도전하는 셈이다.

현대엔지니어링은 미래 신사업 중 하나로 모듈러 공법을 지속적으로 확대해 국내 모듈러 분야에서 최고의 기술력을 갖춘 건설사로 거듭날 계획이다. 공공사업에 참여해 실적을 쌓는 동시에 관련 기술 개발도 적극 진행하고 있다. 민간사업에도 모듈러 공법을 도입해 점차 확장해 나갈 계획이다.

이혜인 기자 he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