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테리어 표준화…리모델링 품질·가격 예측 가능합니다"
“인테리어도 표준화가 중요해진 시대입니다. 고객 경험 데이터를 기반으로 만든 ‘표준 견적시스템’을 통해 소비자도 이제 인테리어 품질과 가격, 관리 상태 등을 스스로 예측할 수 있습니다.”

김준영 아파트멘터리 공동대표(사진)는 9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자사 서비스가 리모델링 시장에서 갖는 의미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2015년 설립된 아파트멘터리는 표준화된 아파트 인테리어 리모델링 서비스를 제공하는 스타트업이다. 윤소연 공동대표가 방송국 PD 시절 직접 자신의 집을 리모델링하면서 사업 아이디어를 얻었다. 원하는 대로 고치려면 견적 가격이 올라갔고, 가격에 맞추자니 원하는 인테리어를 3분의 1밖에 하지 못해 고민이 됐다. 자신의 반셀프 인테리어에 대한 경험을 블로그에 공유하고 또 모아 책을 냈다. 김 대표는 “아파트 인테리어 관련 경험 데이터를 꾸준히 모아 놓으면 자재나 시공 등에 대한 표준화된 서비스가 가능할 거란 판단에 윤 대표가 사업을 시작했다”고 말했다.

금융투자 분야에서 일했던 김 대표도 이런 확신을 보고 올해 회사에 합류했다. “인테리어가 굉장히 큰 시장이지만 사실 5만여 명의 개인 사업자가 난립하며 파편화돼 있어요. 같은 공사에 어떤 업체는 5000만원을, 어떤 업체는 1억원을 제시합니다. 소비자가 정확한 정보를 얻지 못하고 외면받는 지점이 있었는데 그 점을 풀어준다는 것에 관심이 생겼죠.”

아파트멘터리는 리모델링도 기성품처럼 가격과 자재에 대해 예측할 수 있도록 모듈화가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이를 위해 프롭테크 기술을 활용했다. 창업 후 5년여간 3만 개가 넘는 서울 아파트 단지 평면 데이터를 분석했다. 그 속에서 소비자 욕구가 가장 높은 디자인과 자재의 조합을 찾아냈다. 또 아파트 실상담 데이터 5000여 건, 실측 데이터 1000건도 차곡차곡 쌓았다.

이를 바탕으로 업계 최초로 주택형대별 동일한 가격을 매기는 표준견적시스템인 ‘프라이스태그 시스템’을 도입했다. 이 시스템을 리모델링에 꼭 필요한 공정만 모은 아파트멘터리의 메인 모듈화 리모델링 서비스인 ‘파이브’에 적용했다. 파이브는 인테리어 효과가 가장 큰 도배·마루·필름·조명·타일 등 5개 시공 서비스로, 원하면 부엌과 화장실 등의 옵션 시공을 더한다.

시공 역시 중개방식이 아니라 자체 팀을 꾸려 직영으로 진행한다. 김 대표는 “주택형대별 정가제를 도입했고 상당수 공사를 직영팀으로 진행함으로써 기존 평당 단가 대신 자재나 공법으로 승부를 걸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김 대표는 “사후관리부터 독자적인 인테리어 제품, 고객만족도 조사 등을 더해 공간에 소비자의 취향이 오래 묻어나는 시공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은정진 기자 silv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