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대 규모 재건축 사업으로 꼽히는 서울 강동구 둔촌주공이 분양가 산정 절차에 들어간다. 정비업계에선 이 단지의 전용면적 59㎡ 아파트도 분양가 9억원을 넘길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 나온다.

6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둔촌주공 재건축 조합은 오는 11일 조합원 총회를 열고 일반분양 가격 산정 및 심의업무 대행 용역업체를 선정할 예정이다. 조합은 3.3㎡당 일반분양가를 최저 3700만원으로 보고 이 가격보다 높게 결정될 경우 업체에 인센티브를 제공하겠다는 계획이다.

기존 5930가구인 둔촌주공은 재건축을 통해 지하 3층~지상 35층, 85개 동, 총 1만2032가구로 탈바꿈한다. 이 중 일반분양 규모만 4786가구에 달해 예비 청약자 사이에서 관심이 가장 높은 단지 중 하나다. 지난해 7월 주택도시보증공사(HUG)로부터 3.3㎡당 2978만원에 분양보증을 받고 입주자모집공고 신청까지 냈으나 조합원들이 낮은 분양가에 반발하면서 무산됐다. 기존 조합 집행부는 HUG의 분양가를 수용했다는 이유로 전원 해임되기도 했다.

조합은 기존 HUG 분양가보다 훨씬 높게 받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지난 6월 서울 서초구 반포동에서 분양한 ‘래미안 원베일리’(신반포3차·경남 재건축)가 분양가 상한제를 적용받고도 역대 최고 분양가(3.3㎡당 5653만원)를 기록했기 때문이다. 지난해 조합이 한국미래전략연구원에 의뢰한 ‘분양가 상한제 연구 용역 보고서’에 따르면 분양가 상한제 적용 때 3.3㎡당 3561만원의 분양가 심사 신청이 가능한 것으로 나왔다.

업계에선 둔촌주공 일반분양에서 특별공급이나 중도금 대출이 가능한 주택형 공급이 대폭 줄어들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둔촌주공은 주택형별로 △전용 29㎡ 10가구 △39㎡ 1150가구 △49㎡ 901가구 △59㎡ 1488가구 △84㎡ 1237가구 등이 일반에 분양된다. 3.3㎡ 분양가를 3700만원으로 가정하면 전용 59㎡ 이상 주택형은 분양가 9억원을 넘기게 된다. 분양가 9억원 초과 주택은 신혼부부 등 특별공급 대상에서 제외되고, 중도금 대출도 나오지 않는다. 또 입주 직후 실거주 의무가 있기 때문에 전세금으로 잔금을 치르는 게 불가능해 전용 59·84㎡는 사실상 분양가 전액을 현금으로 들고 있어야 청약이 가능하다. 분양업계 관계자는 “자금 부담은 있겠지만 둔촌주공은 3.3㎡당 3700만원에 분양해도 인근 시세보다 많이 저렴하기 때문에 청약자가 대거 몰릴 것”이라고 말했다.

신연수 기자 sy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