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금청산 기준일 늦어져

증산·신길 등 후보지 46곳
"오락가락 정책…시장 혼란"
이달 등기하면 분양권…'도심 개발' 막판 매수세 몰리나

정부가 ‘2·4 대책’을 통해 밝힌 도심 공공주택 복합사업지 신규 취득자의 현금청산 기준일이 이달 말께로 늦춰질 전망이다. 일각에선 법 공백기에 유력 사업 예상지를 중심으로 막판 투기 수요가 몰리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16일 국토교통부 등에 따르면 전날 국회 국토교통위원회는 김교흥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대표발의한 공공주택특별법 개정안을 수정 의결했다.

개정안에 따르면 도심 공공주택 복합사업의 토지 등 소유자 우선공급권(분양권) 기준일이 2·4 대책 발표 다음날인 2월 5일에서 ‘법안의 국회 본회의 의결일’로 변경됐다. 판단 기준은 기존 ‘매매계약 체결’에서 ‘이전등기 완료’로 수정됐다.

도심 공공주택 복합사업은 역세권과 준공업지역, 저층주거지 등을 공공이 고밀 개발하는 주택 공급 사업 중 하나다. 정부는 2월 4일 사업을 발표하면서 사업지에 투기 수요가 몰리는 것을 막기 위해 대책 발표 다음날인 2월 5일 이후 사업지 부동산을 취득한 경우 신축 분양권을 주지 않고 현금청산한다고 밝혔다. 당시 사업지가 정해지지도 않은 상태에서 대책 발표일을 기준으로 신규 취득자의 분양권을 박탈하는 것은 지나친 재산권 침해 아니냐는 비판이 쏟아졌다.

개정안은 이르면 이달 말 본회의를 통과할 전망이다. 이때까지 사업지 내 주택을 신규로 구입해 이전 등기를 마치면 신축 아파트 분양권을 받을 수 있다는 얘기다. 업계에선 2주가량의 법 공백 기간에 사업이 어느 정도 가시화한 후보지 등에 매수세가 몰릴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정부는 3월부터 5월까지 네 차례에 걸쳐 46곳의 도심 공공주택 복합개발사업 후보지를 선정했다. 서울에선 은평구 증산4구역, 수색14구역, 영등포구 신길2·4·15구역(사진), 도봉구 쌍문1동 및 방학2동 등이 지정됐다. 시장에선 현금청산 가능성 때문에 매수를 망설이던 수요자들이 이달에 등기를 마치겠다며 서두르는 움직임이 감지된다.

한 재개발구역 중개업소 관계자는 “재개발 지분 매입은 거주가 아니라 투자를 위한 것이 대부분이어서 2주 정도면 등기까지 마칠 수 있다”며 “다주택자 세금 중과 등의 규제 때문에 망설여지는 건 사실”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장기적인 개발 이익을 노리고 단독주택이나 빌라에서 거주하려는 신혼부부 등에게는 기회가 될 수 있다”고 했다.

현금청산 기준일이 다소 늦춰졌지만 여전히 재산권 침해 정도가 지나치다는 지적이 나온다. 당장 다음달부터 도심 공공주택 복합개발사업 진행 가능성이 있는 지역은 매수세가 끊겨 원주민의 재산권 행사에 제약이 있을 수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김학렬 스마트튜브 부동산조사연구소장은 “정책이 오락가락하고 후보지만 선정해놓고 별다른 움직임이 없어 시장 혼란이 커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신연수 기자 sy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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