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용산구 한남 3구역 모습. / 자료=한경DB
서울시 용산구 한남 3구역 모습. / 자료=한경DB
서울 최대 재개발 지역인 한남3구역에서 감정평가 결과를 두고 일부 주민들이 반발하고 있다. 실거래가의 절반도 안되는 수준인데다, 공시가격 보다도 낮게 나와서다. 이 주민들은 조합집행부와 감정평가법인에 재감평을 요구하면서 비상대책위원회를 꾸리고 있다.

16일 정비업계와 서울시 클린업시스템에 따르면, 한남3구역 재개발조합은 관리처분계획 인가를 앞두고 조합원들에게 조합원 분양 공고와 함께 종전자산 감정평가금액을 통지했다. 종전자산 감정평가액 총액은 5조2065억원으로 평가됐다. 3.3㎡당 평균 4454만원이다. 서울 재개발 사업지 중 가장 높은 금액으로 집계됐다.

이번에 나온 종전자산 감정평가액은 2017년 사업시행인가를 위해 추정한 사유지 종전자산 추정액(약 3조원)보다 약 80% 늘어났다. 집값이 상승하고 공시가격이 오르면서 감정평개액도 동반 상승하게 됐다. 종전자산 감정평가액은 조합원들의 추가 분담금을 결정하는 기준이 된다. 추가 분담금은 분양가에서 권리가액(종전자산*비례율)을 뺀 금액이다. 한남3구역의 경우 비례율이 100.19%다.

조합측은 이에 대해 "당초 예상했던 수준보다 높게 책정됐다"고 설명했다. 반면 A아파트 조합원들은 "아파트임에도 시세가 아닌 땅값 기준으로 평가를 받았다"며 "턱없이 낮은 수준으로 나와 재산권을 침해받았다"고 주장하고 있다.

A아파트는 전용 78~80㎡(옛 26평형) 기준으로 6억3800만원의 감정평가액을 받았다. 이는 종전가인 6억원에서 5% 정도 상승한 수준에 불과하다. 전용 97~98㎡인 30평형의 경우, 7억5000만원에서 8억원으로 6% 가량 오르는 데 그쳤다. 감정평가액 기준으로는 3.3㎡당 2400만원대 수준이다.

"19억에 거래된 아파트가 8억이라니…" 한남3구역 또 터졌다
더군다나 30평형은 지난 2월에 19억3000만원(국토교통부 실거래가)에 매매가 이뤄졌다. 이를 감안하면 실거래과 감정평가액의 차이가 11억3000만원으로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다. 공시지가와도 차이가 있다. 이 아파트의 공시지가는 8억원 후반대로 이 역시도 감정평가액 보다 높은 수준이다.

A아파트의 조합원은 "다세대, 다주택 등 소유주 대부분 60~100%까지 감정가가 상승했지만 우리 아파트는 거의 변동이 없다"며 "실거래는 둘째치고 공시가보다도 낮은 게 말이 되냐"고 호소했다. 이 아파트는 1973년 준공된 54가구다. 교통이 편리하고 빌라들 사이에 있는 아파트여서 상대적으로 매매가가 높은 편이었다.

또다른 조합원은 "이번 감정평가법인은 '한남더힐' 분양전환 과정에서 최대 50억원이 차이나서 물의를 일으켰던 곳이다"라며 "이번 결과까지 받고 보니 신뢰가 더 떨어졌다"고 말했다.

한편 한남3구역 조합은 오는 6월7일까지 조합원 분양 신청을 받을 예정이다. 조합원 분양 신청이 끝나면 내년 3월께 관리처분계획 인가를 받게 된다. 한남3구역은 약 39만㎡에 규모로 총사업지 7조원에 이르는 대규모 재개발 사업이다. 시공사는 현대건설이며, 아파트는 5816가구로 탈바꿈될 예정이다.

김하나 한경닷컴 기자 han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