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정대상지역과 투기과열지구 같은 부동산 규제지역에서는 각 가구의 세대주에게만 1순위 청약 자격이 주어진다. 부동산 투기를 막고 무주택 가정의 주거 안정을 도모하는 차원에서 이 같은 규정이 도입됐다. 세대원에게도 1순위 청약을 허용하면 아파트 청약 경쟁이 지금보다 훨씬 더 치열해질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한 가구에서 복수의 청약 당첨자가 나오면 형평성 논란이 제기될 수도 있다.

따라서 대부분 지역이 규제지역으로 묶여 있는 수도권과 지방광역시 등에 거주하는 젊은 예비 청약자는 세대 분리를 통해 미리 세대주 자격을 확보해두는 게 청약하는 데 유리하다.

혼인을 통해 새로운 가정을 꾸리게 되면 세대가 자동 분리된다. 혼인하지 않고 혼자 따로 나와 살아도 세대를 분리할 수 있다. 이런 경우를 ‘단독 세대주’라고 부른다. 단독 세대주가 되기 위해서는 나이 제한이 있다. 만 30세 이상이어야 한다. 자취를 하는 20대 대학생은 주소지를 이전했다고 하더라도 세대주가 될 수 없다는 얘기다. 다만 미혼 20대도 최저 생계비(기준중위소득 40%, 약 월 70만원) 이상의 소득이 있으면 세대 분리가 가능하다. 세대주로서 거주지 주택을 관리 및 유지하며 독립된 생계를 유지할 수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기존 세대주의 사망, 이혼 등으로 불가피하게 독립 세대가 된 사례도 단독 세대주로 인정한다.

세대 분리는 원칙상 기존 세대주의 집에서 나와 따로 살아야 할 수 있다. 하지만 같은 주소지에 거주하는 부모와 자식이 각각의 세대를 구성하는 것도 가능하다. 같은 집이더라도 생활하는 층이 다르거나 출입문이 분리돼 있으면 세대를 분리할 수 있다. 아파트보다는 2층 이상의 단독주택에 거주하는 편이 세대 분리 측면에서 더 유리한 셈이다. 동일 주소지 거주자 간의 세대 분리는 각 지방자치단체가 실사를 통해 가능 여부를 판단한다.

세대를 분리하면 청약뿐 아니라 절세 측면에서 도움이 된다. 부모와 자녀가 주택을 한 채씩 보유한 경우 세대 분리가 돼 있다면 각각 1주택 가구로 취급된다. 하지만 부모와 자녀가 동일 세대라면 세금을 부과할 때 2주택 가구로 간주된다.

다주택자는 양도소득세, 취득세, 종합부동산세 중과 대상이기 때문에 미리 세대를 분리해두면 이들 세금을 아낄 수 있다. 연말정산 시 청약통장 가입자를 대상으로 하는 공제도 세대주만 받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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