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업계가 정부가 추진 중인 유보소득세 과세가 건설사의 경영을 위축시킬 수 있다며 도입 철회를 주장했다.

대한건설단체총연합회(회장 김상수)는 정부가 입법 발의한 ‘개인유사법인 초과 유보소득 과세’ 세법 개정안에 대해 16개 건설유관단체 연명 탄원서를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 정책위원회에 제출했다고 23일 밝혔다.

탄원서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가뜩이나 어려운 경영 환경에서 기업의 투자 활동을 위축시키고 경기활성화를 저해하는 유보소득세 도입을 철회해달라는 내용을 담고 있다.

정부는 개인 유사법인 등을 악용한 탈세를 막기 위해 내년에 유보소득세 도입을 추진 중이다. 유보소득세는 최대주주와 특수관계인 지분이 80%를 넘는 회사가 당기순이익의 50% 또는 전체 자본의 10%(적정 유보소득)가 넘는 액수를 연간 사내유보금으로 쌓으면 부과된다.

건설단체총연합회는 건설기업의 사내유보금이 주택과 부동산 사업을 위한 토지 매입, 자재 구입 등을 위한 비용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지역 공공공사를 주로 하는 중소 건설업체는 입찰에 참여하려면 재무 구조가 좋아야 하기 때문에 유보금 적립이 불가피하다고 강조했다.

또 건설업은 상법상 주식회사 설립 요건보다 더 엄격한 건설업 등록 기준(종합사업자 자본금 3억5000만~8억5000만원, 전문사업자 1억5000만원)을 적용받기 때문에 소득세를 회피하기 위한 1인주주 법인과 차별화된다고 설명했다.

건설단체총연합회 관계자는 “경영 자율성을 침해하는 유보소득세 도입은 마땅히 철회돼야 한다”며 “철회가 어렵다면 건설업처럼 개별 법령상 자본금 요건이 명시된 업종은 대상에서 제외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진수 기자 tru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