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의 국내 아파트 매입이 급증하고 있다. 국내 아파트를 여러 채 사들인 외국인 중 일부가 각종 세금을 제대로 내지 않은 정황이 드러나자 국세청이 세금 추징에 나섰다.

국세청은 대법원 등기자료 등을 살펴본 결과 2017년부터 이달 5월까지 국내에서 아파트를 사들인 외국인은 2만3219명으로 파악됐다고 3일 발표했다. 연도별로는 2017년 5308건, 2018년 6974건, 2019년 7371건, 올해 1~5월 3514건 등으로 매년 급증 추세를 보이고 있다. 이 기간 외국인의 아파트 매입 액은 7조6726억원에 이르렀다.

국세청은 국내 아파트값이 뛰자 외국인의 매입이 급증한 것으로 파악했다. 올 들어 5월까지는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매입 건수는 26.9%, 금액으론 29.1% 늘었다.

국세청은 외국인 가운데 탈세 혐의가 있는 다주택자 42명의 세무조사에 들어갔다. 외국인이 국내 주택을 사서 임대하면 내국인과 마찬가지로 취득세와 소득세 등을 내야 하지만, 이들은 세금을 제대로 내지 않은 혐의를 받고 있다. 또 국내 주택 매입 과정에서 자금 출처를 숨겨 증여세를 포탈했다는 의심도 받고 있다.

3년5개월 동안 외국인이 취득한 아파트 중 소유주가 한 번도 거주하지 않은 아파트는 7569가구(32.7%)로 파악됐다. 국세청은 이런 외국인은 갭투자한 것일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탈세 여부를 집중 조사할 방침이다.

정인설 기자 surisuri@hankyung.com